1년 중 화훼류 소비가 가장 활발한 시기지만 화훼종사자들은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5월은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성년의 날 등 각종 기념일이 연이어 있어 꽃 선물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

  예년 같으면 가정의 달 특수를 누렸을 터이지만, 올해는 경기 침체와 청탁금지법 시행이후 도매시장의 화훼류 거래물량은 전년동기 대비 4.3% 감소하고, 소매 거래금액은 전년동기 대비 31.1% 감소하는 등 그 피해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연간 소비량의 약 50%가 4-5월에 집중되는 카네이션은 청탁금지법 시행, 긴 연휴, 수입산 카네이션 등으로 소비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결국 농림식품부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청탁금지법 시행 후 위축되고 있는 화훼류 소비 활성화를 위해 '가족.친지, 스승에게 감사의 꽃 선물 보내기' 등 다양한 소비촉진에 나서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나 GS슈퍼마켓, 생활용품 전문점 등을 통해 화훼류 특판 행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실제 피부에 와 닿는 그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청탁금지법 시행과 관련해 직무와 관련되더라도 원활한 직무수행과 사교.의례, 부조목적이면 5만원 이하 꽃 선물과 10만원 이하의 경조화환은 제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청탁금지법은 상급공직자가 하급 공직자에게 또는 동료 공직자 사이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가액을 초과해도 되고, 공직자가 민간인에게 주는 선물은 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단, 인.허가 등 신청 자, 절차 진행 중인 계약 상대방, 조사.수사를 받는 자, 성적.평가 대상인 자 등 직접 이해관계자는 제외된다. 

  그리고 학생대표가 스승의 날에 공개적으로 선생님께 선물하는 카네이션이나 졸업생이 선생님을 찾아가 전달하는 꽃 선물은 허용된다.

 

  하지만 전주시내 꽃집 관계자들은 "김영란법 시행이후 작년하고는 비교가 안 될 만큼 확연한 차이가 난다"며 "화환주문도 거의 끊어지고 카네이션 하나 팔기도 힘든 5월 가정의 달"이라며 장사를 접어야 할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관계자도 "모두가 청탁법의 뚜렷한 근거가 무엇인지 몰라 아예 꽃 선물을 제외하고 있다"며 "정부의 유연한 법 제도를 희망한다"고 하소연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동안 경기침체와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농가를 비롯한 화훼업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평소 사랑하고 존경하는 부모와 스승, 친지에게 감사의 마음을 꽃으로 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