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의혹의 중심인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가 5시간30여분 만에 끝이 났다.

서울중앙지법은 23일 명재권(52·사법연수원 27기)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영장심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5시간 넘게 이어진 심사에서 양 전 대법원장이 일제 강제징용 소송의 피고인 측 변호인인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수차례 만났다는 사실을 부각하며 40개가 넘는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가 모두 헌법질서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인 점을 강조해 구속수사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자신이 받는 혐의에 대해 “실무진이 한 일이라 알지 못한다.

대법원장으로서 죄가 되는 일을 하지 않았다”며 적극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면, 헌정사상 전직 사법부 수장으로서는 첫 구속이다. 구속영장심사 종료 후 양 전 대법원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대기하던 차량을 타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심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5시간 30분간 진행됐다.

검찰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부터 지난 2017년 9월까지 대법원장으로 재임하면서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일제강제징용 소송 등 재판 개입,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수사 정보 등 기밀 누설, 법원행정처 비자금 조성 관여 등 40여개의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늦게나 다음날 새벽 결정된다. /강석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