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폭우 피해 복구 제대로 돼가나

공직자들은 각자 맡은 바 직무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하는지 자문해주었으면 한다. 주변을 돌아보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현장이 있기에 하는 주문이다. 공직자들의 말과 실천이 따로 놀고 있는 것이다. 각 지자체마다 시민들에게 폭우 피해를 호소했으면서도 실상은 그게 자체 홍보 수단이 돼 버린 게 아닌가 싶다. 안타깝고도 아쉬운 일이다. 다른 건 몰라도 지금쯤 청소 정도는 말끔히 완료됐어야 하는데 그게 아니니 말이다.

폭우 피해가 심했다지만 시마다 군마다 사정이 다르다. 정읍 지역이 피해가 극심했다면 전주 지역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했다. 이 같은 단순비교는 전주시가 다른 어느 지자체보다도 복구에서 높은 실적을 보여야 함을 의미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게 아니다.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전주천변과 삼천변에도 수초 쓰레기가 있으니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은 어떨지 짐작이 간다. 치우지 못한 쓰레기가 있다면 그걸 먼저 발견한 시민이 치워줬으면 좋겠지만 그게 잘 안 될 경우에는 누구의 책임이 되겠는가.

이처럼 청소조차도 안 된 곳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전북 지역 전체의 피해 복구 현황을 알고 싶은 것이다. 십중팔구 보나마나 이런 저런 사정의 핑계가 준비돼 있을 터이다. 우선 당장 급한 곳만 대충 손을 보고 그렇지 않은 곳은 차일피일 미루며 때를 기다릴 것이다. 한두 해 전부터 그랬던 게 아니므로 이번에도 그러려니 체념하고 마는 게 옳은 것일까.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이라면 그게 과연 올바로 된 공직자 시스템이냐고 따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복구가 제대로 돼 가냐고 물어보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복구에 대한 물음은 곧 복구를 촉구하는 것이다. 청소 상태가 불량한 곳이 많아서 그러는지 몰라도 폭우와 관련이 없는 현장조차도 어지러워지고 있는 오늘이다. 전라선 복선 전철화 공사 중 나온 폐기물을 무단 방치하는 회사가 있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대단하다. 전주시 덕진구청이 어떤 결단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는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