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견 지자체 의회라면 시민들을 대변하는 대표기구로 알고 있다. 또한 심부름을 자초한 의원들이 모여 시민들의 삶의 질을 모토로 남원시발전에 중지를 모으고 예산을 심의 또는 집행부를 감시하는 신선한 장소이다.
그런데 이런 성격을 지닌 의회가 고유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불거지고 있다. 그 이유는 며칠전 폭력사건도 아니고 작은 다툼으로 발생한 도내 모 일간지 기자와 해당 공무원사이에서 벌어진 일이 마치 사회적으로 큰일이나 발생한 냥 발표한 성명서가 뭔가 석연찮았다는 점이 부각되면서다.
이날 사건의 발단은 도내 모 일간지 주재기자가 의회에서 집행하고 있는 광고예산을 당사에 협조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번져 결국 상호간 다툼으로 시작됐다.
이에 대해 의회 관계자는 “시의회 홍보행정절차를 들며 이를 거절하자 상호 언성이 높아져 급기야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이 앞장서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사법당국의 손길을 요하는 사태로까지 번졌다”고 해명했다.
사정이야 어찌됐던 이를 시민에게 알리는 성명서 작성 과정이 절차를 무시하고 편파적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의적 성격을 띤 의회가 일부 기자 개인을 상대로 남원시의회란 타이틀을 아무렇지도 않게 만천하에 드러낸 건 모양새가 좋지 않아 보인다. 또 대의명분을 전제로 남원시 전체예산을 심의하는 의원들이라면 옳고 그름을 떠나 이 같은 성명서는 대외적 측면에서 자칫 경솔해 보일 수도 있다.
치부를 드러내 곪은 상처를 짜내는 것도 좋지만 그렇다고 만천하에 이를 공개하는 것은 누워서 침 뱉기가 될 수 있어 노파심에 우러나온 말이다.
또 얼마나 다급한 사안이었기에 의원 간 회의도 거치지 않고 그것도 시의회 의장이 직접 나섰다는데 말썽의 소지가 다분하다. 게다가 소속 의원들에게 구두와 전화를 동원해 작성한 성명서를 시의회 게시판도 아닌 왜 하필 남원시 공무원노조 게시판을 통해 발표를 해야 했는지도 이해 안된다.
시간을 두고 잘,잘못을 따져 물어 동의를 구한 뒤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의회 홈페이지나 시청홈페이지 또는 기자회견 등 정상적인 채널을 통해 얼마든지 발표할 수도 있었을 텐데 비방이 끊임없이 난무하는 채널을 동원한 건 대의적 시각으로 소탐대실하지 않을까 뭇내 아쉽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일각에서는 의장의 도덕성을 비하하는 시민들도 다수 생겨났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 그간 알려진 의장 집안행사가 도마 위로 떠올랐다. 얼마 전 딸 결혼식에 관한 비판적 성격의 기사내용이 보복성으로 이어져 결국 감정이 개입된 성명서란 말이 새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의회 사무국장에게 일어난 일을 마치 의장 자신의 일처럼 직접 나서서 대처해 공연한 일로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며 “사서 고생하지 말고 시정을 살필 때도 지금처럼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줬으면 좋겠다”는 시민들의 말이 왠지 낯 간지럽다.
성명서 내용 중 언론기자로서의 공갈협박, 사이비, 만행이란 표현은 의원 전체 의견과 더불어 그 신분상 조금은 지나쳤다. 법적 처벌이 내려진 상황도 아닌데 마치 범법자로 몰아 부친 건 분명 확대해석이다. 그보다 5선 출신을 자랑하는 의장 본인의 뒤가 더 궁금하다./남원=이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