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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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단상
불면증 단상
기사입력 2014-01-15 오후 7:09:00 | 최종수정 2014-01-15 19:09
잠을 못 이루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병원들에 따르면 불면증 환자 열 명 중에 일곱 명이 50대 이상이라고 한다. 이것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진료비 자료를 보고서 분석한 결과이다. 해마다 병원을 찾은 불면증 환자 수가 큰 폭으로 늘고 있는데 매년 그 환자수를 알아보기 위해서 합하다 보면 도시의 인구가 생각날 정도이다. 아마 올해에는 불면증 환자가 더 늘었을 것인데 그 숫자는 익산시 인구를 넘어서 거의 전주시의 인구에 맞먹을 것이다.
그러면 불면증이란 무엇인가. 잠을 충분히 잘 기회가 있는데도 제대로 잠을 못 자는 것을 말한다. 불면증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 고통이 어떤 것인지 모른다. 불면증으로 인한 수면부족은 당사자에게 위험을 초래한다. 불면증 환자가 아침에 하품을 하면서 운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보라. 자칫했다가는 교통사고를 내기 십상이다. 밤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면 머릿속은 의지와 상관없이 몽롱할 것이고 눈꺼풀 또한 무거울 것이다.
불면증 환자들은 뚱뚱한 편이다. 어떤 사람들은 비만에 대해 잘 못된 견해를 갖고 있는데 잠이 많아서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몸매가 날씬한 사람들은 비만자보다 잠을 잘 자는 것이 확실하다. 마른 사람들은 신경이 예민해서 잠을 잘 못잘 거라는 것도 일종의 편견이다. 불면증 환자들 중에 비만인 사람이 많은 데는 그 이유가 있다. 수면 부족은 식욕억제 호르몬 분비를 줄여서 식사량을 많게 한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쉽게 상상해볼 수가 있다. 자정이 지났음에도 텔레비전을 보면서 주전부리로 피자나 빵을 먹으면서 덤으로 콜라까지 마시는 이들 말이다.
사실이지 불면증으로 인한 수면부족은 몸에만 문제를 일으키는 게 아니다. 다른 심각한 문제들도 일으킨다. 집중력 저하로 노동의 질이 악 영향을 받는 것이다. 육체노동도 그렇고 정신노동도 그렇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1980년대의 대형 사고들도 수면 부족이 일으킨 비극이다. 유조선 엑손 발데즈 호의 원유 유출사고가 그렇고, 체르노빌의 원전사고가 그렇다. 양 쪽 다 담당 근무자의 수면부족이 원인이다. 역사 속에서는 나폴레옹이 하루에 서너 시간만 자고도 큰일들을 처리해낸 위인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그렇지가 않다. 따지고 보면 나폴레옹 그도 불면증 환자였다. 그가 보통사람들처럼 하루에 일곱 시간이나 여덟 시간을 자는 사람이었다면 세계의 역사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어떤 기록에 의하면 그가 워털루 전투에 임할 때 맑은 정신 상태가 아니었다고 한다. 그가 그때 잠을 푹 잤더라면 워털루 전투에서 패배를 당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지혜로워진다고 하는데 육신과 관련해서는 그렇지가 못하다. 노화를 막기 위해서도 잠이 많아야 하건만 오히려 정신세계는 잠을 저만치 내쫓고 있다. 인생의 남아 있는 짐은 무겁고 할 일은 많은데 능력과 현실이 뜻대로 따라주지 않으니 그럴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잠을 못자는 것은 우리 모든 인간들의 공통점이다. 그래서 나는 어린이들을 볼 때면 미소를 짓는다. 어린이들은 어른들보다 일찍 잠자리에 든다. 정신적으로 고민이 덜한 청소년들을 보아도 나는 미소를 짓는다. 청소년들은 어른들보다 확실히 깊은 잠을 잔다. 그래서 꿈도 잘 꾼다. 그리고 그 꿈의 내용은 어른들의 것보다 밝고 가볍고 산뜻하다. 그래서 아침부터 다시 시작되는 꿈도 활기가 있다.             


이 희 찬 / 논설위원
기사제공 : 전주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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