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센터는 행정안전부가 1999년 ‘동사무소’를 ‘동주민센터’로 바꾸면서 만들어졌다.
이는 주민자치 의식을 높이고 도시화로 약화된 지역공동체 의식을 강화시켜 민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자치기관으로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행안부는 이 기관의 운영을 위한 현실여건과 민의 자치역량 수준에 따라 관주도단계, 민관협동운영단계, 민주도단계로 발전 목표를 세웠다.
그래서 정읍시에서도 2002. 5. 15.「정읍시 주민자치센터 설치 및 운영조례」를 제정하고 이에 따라 2004. 3.부터 시내 8개 동에 주민자치센터를 두어 왔다.
조례는 주민자치센터의 실질적 운영주체를 지역 주민들을 대표해 구성된 주민자치위원회로 보고 있다. 주민자치위원의 역할은 주민들이 지역에서 현재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 욕구와 발전 방향에 대한 뜻을 주민자치센터 운영에 반영함으로써 주민자치 활동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이다. 현행 「정읍시 주민자치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 시행규칙」 제24조는 규칙에서 정한 것 외에 필요 사항은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읍면동장이 ‘운영세칙’을 정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따라서 위 조문의 근거와 성문화된 규범의 입법 기술상 한계를 감안한다 해도 규칙의 일부 조항을 보완하는 쪽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
먼저 조례 제17조(구성 등)는 주민자치위원을 무슨무슨 단체로부터 추천 또는 선정된 자, 공개모집방법으로 선정된 자로 구성하도록 돼 있다.
또한 시행규칙 제16조(구성 등)는 주민자치위원은 공개모집을 원칙으로 하되 과반수 미만의 위원 위촉시 읍면동장은 ‘위원선정심의회’(이하 ‘심의회’라 함)의 구성 없이도 위촉할 수 있도록 재량사항으로 규정했다.
이는 위원 한두 명이 해촉이 될 때마다 일일이 심의회를 구성해 심의해야 하는 절차가 번잡하기 때문에 행정의 효율성과 편의성을 고려한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주민자치위원 선정을 심의회에서 선정하고 위촉만 동장이 해온 기존의 관행 방식을 따라야 한다는 행정상 선례구속의 원칙 주장과 위원회 구성 여부를 읍면동장의 재량으로 규정한 성문화된 조문에 따른 문리해석의 주장이 충돌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충돌을 막기 위해서는 과반수 미만 위원 위촉 선정 시 심의회 구성을 ‘구성할 수 있다’의 임의규정이 아닌 ‘구성해야 한다’의 강행규정으로 하여 예외 없이 심의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거나, ‘구성하지 않는다’로 하여 전적으로 동장에게 위임해야 한다.
아니면 한두 명까지는 동장 재량사항으로 위임하고 3명 이상은 반드시 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위촉하는 절충적인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더구나 위원들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구성하기 위해서는 동장이 포함된 심의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해야 민관협치를 유도할 수 있다.
또한 그것이 이 조례의 입법취지나 실질적 주민자치를 위한 맨 밑뿌리인 자치조직의 자생력을 키워가는 행안부의 주민자치 발전단계의 지향점과도 맞다.
다음은 ‘주민자치위원 선정기준’과 ‘위원선정심의회 구성기준’ 및 위원 해촉시 언제까지 결원된 인원을 위촉한다는 ‘기한’의 명시가 없다.
심의회에서 가능한한 객관적 기준으로 위원을 신속하고 일관되게 선정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위 기준과 기한을 ‘시행규칙’이나 ‘운영세칙’에 성문화해야 한다.
그래서 위원 위촉공고시 선정기준을 함께 공고하여 결격자가 지원하는 것을 막아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막고 위원 선정과정을 매끄럽게 해야 한다. 이런 기준이 없으니 매번 선정기준이 바뀌고 심의회에서 객관적으로 엄정한 선정을 했음에도 탈락자와 심의위원 사이에 마찰을 일으킨다.
그래서 같은 지역에서 입장이 곤란해 심의위원으로 구성되는 것을 꺼린다. 아울러 위원의 결원 보충 기한도 해촉된 날로부터 며칠 이내에 위촉하여야 한다로 명시해야 한다. 결국 민관협동운영단계로 가고 있는 우리 주민자치위원회의 여건상 민관이 협치를 이루어야 한다.
그리고 자치위원들도 협력과 소통이 될 때 조그마한 주민자치사업 하나라도 계획을 세워 실행할 수 있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시의회와 시에 위 조례와 시행규칙같은 자치법규를 정교하게 보완 개정해 풀뿌리 민주주의의 성공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한다. 그래서 주민자치위원회가 지역의 일을 주민 스스로 결정하고 집행해 권한과 책임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성숙된 지방자치가 되기를 바란다.
                   

정상섭 / 정읍시 초산동 주민자치위원회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