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여범 시인 '청춘(靑春)' 전문-

청춘(靑春)은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명사다. 한창 젊고 건강한 나이 또는 그런 시절을 봄철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청춘(靑春)은 언제까지나 나의 소유물일 줄만 알았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아니다. 아주 사사로이 다가온 거울에 비친 자화상은 이미 세상의 모진 풍파에 주름이 자글자글하다.

누가 봐도 이십 대의 탄력이 무너진 지 오래다. 그래도 마냥 우기고 싶다. /빛나던 눈망울은 동이 터오는 아침 햇살처럼 하나의 싹이 되었다/감당하기 힘든 싱그러운 몸짓이/ 부럽고 부럽다 못해 질투가 난다. 누구나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옹졸함은/청춘(靑春)을 향한 이별 편지/마저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인은 소리 없이 청춘을 불러본다. /청춘아, 더도 아닌, 딱, 한 번, 그날처럼 막걸리 한잔 기울일 수 없음에/ 눈물로 마음 적시다 보면, 꿈을 향한 열정과 아픔이 익어가던 그 시절이 아리고 아리기만 하다. 

눈이 부시도록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서 만물이 푸르게 된 봄철이다. 이 봄철에 이십 대의 청춘처럼, 새롭게 돋아나는 우리만의 청춘을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나, 너, 우리 모두 손잡고 시작하는 청춘을 향해 격려하며 응원의 박수를 보내자.

박여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