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에 이어>“교수님, 000 교수님 잠시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잠시만…….”

“아, 네, 10분간 쉬는 시간이니 커피나 한잔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시죠? 저기 자판기 커피가 있네요”  

“저, 혹시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교수님”

“아니, 잘 모르겠습니다”

“네, 그럴 수 있죠~ 저도 처음에는 문학비평론 수업 담당 교수님이 000임을 알았을 때, 어디선가 많이 들은 이름인데 하면서 긴가민가했습니다. 그런데 수업을 들어오시는 교수님을 뵈던 순간 생각이 났습니다. 아, 전주우체국 글짓기 심사…….”

“아……. 네…….”

“기억나시죠, 00년 전주우체국 글짓기 대회 심사하시던 기억…….”

“네네, 아, 네네, 제가 철없던 대학교 1학년 시절 여름방학 아르바이트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예, 제가 그때 교수님과 한판 싸웠던 공무원 김정국입니다. 그때도 글 쓰는 시인이자 수필가였지만, 지금도 글이 늘지 않아 방송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교수님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아…….”

“그때, 제가 참 많이도 후회했습니다. 저는 그 시절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은 진학하지 못하고 공무원 시험을 봐서 바로 돈을 벌 때였습니다. 그래서 대학을 다니는 친구나 후배 선배를 만나면 알 수 없는 열등감으로 화가 치밀어 올라 자제하지 못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그 친구를 다시 만나면 사과를 해야지 했는데 이렇게 스승과 제자로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저도 사실은 그때 많이 후회했습니다. 제가 잘난 척을 너무 많이 한 것이 아닌가?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없었던 것은 아닌가? 하면서 많은 시간 성장의 모터가 되곤 하였습니다. 오히려 제가 죄송합니다.”

“이렇게 만났으니, 연락처 찍어주시면 언제 식사 한 번 하면서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4편에 계속>

박여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