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세게 여행을 시작한 건 결국 행복하게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행복 순위 1위에 오른 방글라데시를 가려고 했던 것도 열악한 환경에서도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현지 사람들을 직접 보고 싶어서였다. (홍균, 『죽기 싫어, 떠난 세계여행』, 하움출판사. 2020. 181쪽.)

놀기를 좋아한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도 좋다. 모르는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이 크다. 그래서 때로는 무식하다 못해 처절하다. 없는 돈을 모아 여행을 떠난다. 누구 이야기일까요? 

삶에서 여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네 삶, 그 자체가 여행이다. 태어나고, 현재의 자아완성까지 아직 걸음마 단계에서 우리는 기나긴 삶의 여정을 묵묵하게 걸어가고 있다. 삶이란 것이 가다 보면, 좋은 벗을 만나거나 행복할 때도 있다. 

그렇지만, 열에 아홉은 정반대의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주저앉아 여행을 떠나지 않는다는 것은 미련한 영혼이 아닐까 한다. 누구에게 떠밀려 가는 삶의 여행보다 목적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하는 '나에게 투자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는 여행은 아름답고 기똥찬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주지 않을까 한다.

우연히 인터넷 출판사 광고에 클릭하고 만난 한 권의 책이 있다. 제목이 너무 가벼워 서평 신청을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여행을 좋아하는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 생각하고 신청했다.

택배는 3일 후에 도착했고, 그날 밤 300여 페이지의 책을 뚝딱 읽어 냈다. 홍윤의 <죽기 싫어, 떠난 세계여행>, 하움출판사, 2020,5.-다시 시작하다. 160일간의 생존일기다.-

작가는 들어가는 말에서 '나는 실패한 여행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반짝이는 순간도 있었다. 큰 교훈은 세 가지였다. 첫째, 세계여행에서 인생의 답을 찾을 수는 없다. 둘째, 생각해보면 한국은 살만한 곳이다. 셋째, 다시는 절대로, 세계여행 같은 건 하지 말아야지'(홍균, 위의 책, 7쪽 참조.)와 같이 아픈 허리 때문에 장기기증까지 하고, 죽기 전에 세계여행을 경험하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현재의 삶을 살고 있는 작가를 만날 수 있다. <중편에 계속>

박 여 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