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은 좌도 우도 아닌 중도라는 분들이 편을 갈라 진영 싸움하는 모습이 싫다고 말씀하신다. 좌우 이념대결이 사회를 혼란스럽고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고로 좌우 모두가 잘못되었다고 꾸짖는다. 이해 안 되는 바 아니다. 사실 싸우는 것이 좋은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하지만 그건 중도가 아니다. 미안하지만 그건 정치에 대한 낮은 이해에서 나온 정치무관심이나 정치혐오의 일환이다. 인류가 문명을 이루고 살기 시작한 순간부터  서로 다른 정치적 생각으로 대립해 왔다. 이것은 옳고 그름을 떠나 인류사의 필연적 현상이다. 그 서로 다른 생각의 대립이 현재의 인류를 만든 것이다.

오히려 인류사는 인간의 다양한 자유의지를 통제하려는 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권력을 가진 개인이나 집단은 그와 다른 정치 집단을 늘 통제해 왔다. 그 통제의 이유는 앞서서 말한 소위 중도주의자들이 생각하는 사회 안정이다. 

그 통제는 때론 무차별적 혐오로 이어져 참혹한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인간 사이에 상하구조를 만들었고 그 통제를 유지하기 위해 각종 비인간적 수단이 총동원했다. 인류사는 그 통제를 조금씩 줄여가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 안정은 권력자와 그 정치세력의 가장 달콤한 유혹이다.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안정이란 명목을 내세워 만든 국가가 바로 사회주의와 독재국가들이었다. 그 사회는 정말 안정되었는가? 아니다. 자유의지의 인간은 그 통제된 사회 속에서 절대 견뎌내지 못한다. 끝내 무너진다. 지금 무너지지 않았다면 언젠가 무너진다.

지금 홍콩에서 벌어지는 시위를 보자. 이미 너무도 익숙해진 자유를 통제하려하니 대부분의 시민이 강한 저항을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우리 사회를 봐도 그렇다. 군사독재시절보다 오히려 이명박 박근혜정부시절 우리는 더욱 자유를 갈망했다. 이미 자유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탄핵 시위에 평범한 시민 다수가 적극 참여한 이유다.

<하편에 계속> 

곽보경 / 칼럼니스트 겸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