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오면 ‘모든 것이 소생한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으로 관음봉, 세봉이 병풍처럼 둘러싼 곳에 아늑히 자리 잡은 내소사.

내소사 일주문부터 천왕문에 걸쳐 근 1km에 전나무가 울창한 터널을 만들고 있다.

전나무 숲길은 변산 팔경의 으뜸으로 여길 만큼 아름답다.

내소사의 인상적인 첫 느낌과 단아한 숲길. 

또한 내소사 대웅전은 조선 인조 11년인 1633년에 지어졌는데 건축양식이 매우 정교하고 환상적으로 조선 후기 사찰 건축의 대표적 작품이다. 

월봉 ‘진성스님’이 주지스님으로 있는 내소사는 진성스님이 오랫동안 내소사에서 수행했고 지금은 주지스님으로 내소사의 문화적 가치를 잘 보존하고 가꾸고 있어 무엇보다 고마움이 앞선다. 

어느 사찰이든 사찰의 중심이 되는 대웅전(대웅보전)의 경우 내부는 물론 외부도 화려한 단청을 하고 있지만, 내소사가 딱히 좋았던 건 처음부터 건물에 단청을 입히지 않거나 단청을 했더라도 매우 자연스러워서 볼 때마다 마음이 차분하고 착해진다는 거다. 예전에 처음 내소사를 방문했을 때 부처님은 뒷전이고 나는 사찰을 둘러싸고 있는 단정한 시간의 결을 간직한 마치 수묵화 같은 건축물들에 살짝 혼을 놓았던 것 같다.

능가산 자락에 위치한 내소사 대웅보전으로 들기 위해선 봉래루를 통과하는 것이 정석이다. 그런데 그 봉래루 건물을 받들고 있는 서까래에서 우연히 내 눈에 들어온 나무 속 작은 문양을 찾았고 기억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완벽한 꽃모양과 부처님의 눈을 연상하게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여름 내소사에 도착하는 순간 무언가에 홀린 듯 그 기억이 되살아났고 걸음을 재촉하게 되었는데 지금껏 아무도 그에 대해서 말하지 않을 만큼 어쩌면 사소하기 그지없는 자연문양(자연이 만든 만다라라고 믿고 싶었음) 하나가 나 같은 사람에겐 특별한 의미가 된다는 건 무얼 의미하는지. 나는 까맣게 잊고 있던 그것을 찾아 확인해보고파 차에 시동을 끄는 순간부터 달뜨기 시작했다.

<하편에 계속>

곽보경 / 칼럼니스트 겸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