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는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일 뿐 아니라, 중국과 인도네시아 케나 영국 하와이 등 세계를 하나로 잇는 21세기 최초의 글로벌 지도자이다. 상원의원으로 재직할 당시 미국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젊은 세대가 가장 지지하는 미국의 정치인으로 꼽히고 있다.
 과연 무엇이 버락 오바마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오늘의 오바마를 만든 것은 세계인으로서의 열린 시각과 자식 교육에 대한 열정을 가졌던 어머니의 덕이다.
그의 어머니 스탠리 앤 던햄 소에토로는 캔자스주 출신의 백인 여성이다. 1961년, 하와이 대학에 갓 입학한 스탠리는 그 학교의 첫 번째 흑인 학생이었던 버락 오바마(오바마의 케냐인 아버지)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미국의 많은 주에서 인종 간 결혼을 법으로 금지하던 시절이었다. 그의 부모는 당황했지만 결국 결혼을 허락했다. 이듬해 아들을 하나 낳았으며 그에게 아버지와 똑같은 이름을 붙여주었다. 오바마 주니어다.
 하지만 이들의 결혼 생활은 오래 가지 못했다. 오바마의 아버지가 하버드대에 진학하면서 떠났기 때문이다. 오바마의 어머니는 하와이에서 만난 롤로 소에토로라는 인도네시아인과 재혼했다.
 던햄은 아주 똑똑하고 호기심이 많았다. 과감하고 모험심이 많았다. 꼬마 때부터 세상에 대한 열린 시각을 갖고 있었다. 같은 인종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기꺼이 포용했다. 또한 어린 오바마에 대한 교육열이 대단했다. 새벽 4시부터 깨워서 공부를 시킬 정도였다.
 1967년 두 번째 결혼한 남편을 따라 인도네시아로 건너간 던햄은 수도 자카르타에서 현지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쳤고 빈민과 함께 생활하며 사회활동에 뛰어들었다. 4년 뒤 그녀는 열 살이 된 아들 오바마를 당시 하와이에 거주하던 친정으로 보냈다. 좋은 교육과 지적 자극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오바마가 다녔던 푸나호우학교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하와이 최고의 명문사립이다. 
 오바마가 열한 살 되던 해 던햄은 소에토로와 이혼했다. 그 시절 가까운 친구였던 니나나야르는 “스탠리는 하나의 제도로서의 결혼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던햄은 다시 하와이로 돌아와 대학원에 진학하여 인류학을 공부했다. 그러나 현장 연구를 위해 자주 인도네시아에 머물며, 도시 빈민들이 종사하던 염색과 철공 일도 배웠다.
 인류학으로 박사 학위를 딴 던햄은 인도네시아, 뉴욕 등지에서 빈민은행 사업을 추진하였으며 세계은행과 미국 국제개발처의 자문역을 맡았다. 그녀는 매우 영향력 있는 지위에서 일했으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애정을 쏟았다. 오바마가 하버드 대학 법대를 수석 졸업한 뒤, 시카고의 빈민지역에서 공동체 운동을 벌이며 정치적 기반을 마련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오바마의 가정은 백인과 흑인, 인도네시아 혈통 등이 뒤섞인 다인종·다문화 가정이다. 다른 문화에 대한 개방성은 창의적인 사고의 도약대가 되었다. 오바마의 신선함과 당당함이 바로 여기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프라 윈프리는 오바마의 가정을 두고 ‘미니 유엔’이라고 표현했다.
오바마는 후에 두 번씩이나 케냐의 장관을 지낸 아버지와는 딱 한 번 만났다. 던햄은 그녀가 52세 되던 해 난소암과 싸우다가 세상을 떠났다. 뉴욕 타임스는 오바마 어머니에 대한 장문의 기사에서 ‘오바마의 백인 엄마는 자유로운 영혼의 방랑자’라는 제호를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