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작년에 비상경영을 선포한 이후 수입은 확충하고 재정누수방지와 관리운영비는 절감하는 비상경영 재정안정대책으로 5천억원 이상의 자구노력을 추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1조 2,994억원의 당기 적자를 기록하였고, 금년에만도 2월까지 1,500여억의 적자가 발생하는 등 금년 한 해 5,13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면서 건강보험 재정이 하루 평균 1,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연말에는 적립금이 4일분 급여비 지급액 수준으로 악화돼 건강보험 재정 확충에 대한 대책이 심각해질 전망이다.
  공단의 재정현황자료를 보면 최근 4년동안 건강보험 급여비 평균 증가율이 12%를 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국민의료비 증가 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가운데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데 급속한 노령화로 인한 노인의료비와 함께 의료의 양을 통제하지 못하는 진료비 지급체계가 의료비 증가의 주요인으로 꼽히면서 진료비 지불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행 우리나라의 진료비 지불방식은 행위별 수가제로서 이는 의료인이 제공하는 각종 검사와 진료행위 하나하나에 항목별로 가격을 매겨 진료비를 지급하는 제도로 의료인이 진료행위를 많이 할수록 이익이 생기는 구조이며,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대부분에서 실시하는 포괄수가제(DRG)는 진단명을 기준으로 미리 정해진 진료비를 지급하는 제도로 진료행위가 표준화돼 있어 불필요한 의료서비스의 남용을 줄일 수 있고, 대만과 네덜란드 등에서 실시하는 총액계약제는 병원, 의사 등 의료공급자와 보험자가 국민들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연간 진료비를 총액으로 계약해 지급하는 방식으로 의료기관은 총액 한도 안에서 진료행위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백내장, 제왕절개분만, 충수돌기염 등 7개 질병군에 한하여 원하는 병원에만 포괄수가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행위별수가제가 건강보험 재정지출을 늘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포괄수가제를 확대하거나 총액계약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 진료비 지불방식에 대한 개선논의가 가속도가 붙을 전망인데 포괄수가제의 확대나 총액계약제 도입에는 의료계 등과의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2011년에도 항암제 보험급여 확대와 골다공증 치료제 보험급여 적용 등 매년 보험급여 확대를 하고는 있지만 건강보험 보장성은 60%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돈이 없어서 병원에 가지 못하거나 의료비 때문에 가계가 파산하는 일은 없도록 하자는 건강보험제도의 기본 취지에 맞게 재정안정을 이루면서 선진국처럼 높은 보장성으로 국민 건강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사회적 논의가 활성화되어야 할 때이다.                           
/박진호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안고창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