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의 내연녀가 고준희(5)양 시신을 유기하는데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다.

2일 전주덕진경찰서에 따르면 학대혐의를 전면 부인하던 내연녀 이모(35)씨가 전날 진행된 면담 조사에서 "준희가 차량에서 죽은 것을 목격하고 시신을 유기하기로 공모했다"며 자백했다. 

경찰은 "범행을 이씨와 공모했다"는 고모(37)씨와 이씨 어머니 김모(62)씨의 진술을 확보해 이씨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그간 이씨는 "시신 유기 사실은 전혀 몰랐다. 경남 하동으로 가족 여행을 갔을 때 알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날 조사에서는 준희양 유기 뒤 8개월이 지난 12월8일 실종신고를 한 이유가 고모씨와 이모씨의 결별 때문인 것도 밝혀졌다.

지난해 4월 27일 준희양을 유기한 뒤 다툼이 잦던 두사람은 결국 이씨는 준희양이 실종됐다고 신고한 지난해 11월18일 완주군 봉동읍 고씨의 아파트에서 짐을 싸들고 어머니 김모씨의 집으로 갔다.

하지만 결별 뒤 이들 사이에 남아 있는 준희양 사망에 대한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지난해 12월8일 만났고 입을 맞춘 뒤 실종신고를 한 것으로 전했다.

20일이 지나 신고한 이유에 대해서는 "서로 싸운 뒤 떨어져 지내 준희를 서로 돌보고 있는 줄 알았다"고 변명했다.

고씨는 이 자리에서 "딸을 찾아달라"고 고성을 지르며 오열하고, 직장 동료들에게 전단을 돌리는 등 연기를 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씨와 이씨가 이별한 뒤 준희양 문제를 해결해야 했기 때문에 굳이 사건이 밝혀질 위험을 감수하고 실종신고를 한 것 같다"면서 "결별하기로 만난 날 입을 맞추고 연기까지 했지만 결국 유기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3명 모두 시신 유기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털어 논만큼 철저한 추가 조사를 벌여 준희양 사망 경위를 밝혀내겠다"고 전했다.

/김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