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김모(37)씨가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1형사부(황진구 부장판사)는 지난 1일 강도살인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와 김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김씨는 지난 2000년 8월 10일 오전 2시께 익산시 영등동 약촌오거리 인근에서 택시기사를 흉기로 질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03년 김씨가 사건 용의자로 지목돼 경찰에 긴급체포 당했지만 진술을 번복하고 구체적인 물증이 발견되지 않는 등 증거불충분의 이유로 풀려났다.

이 후 억울한 누명을 쓰고 10년간 옥살이를 한 최모(34)씨가 출소 후 2013년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선고받자 경찰은 김씨를 다시 체포해 기소했다.

김씨는 "2003년에 진술한 내용은 친구에게 과시할 목적으로 꾸며낸 것"이라며 "부모에게 충격을 주기 위해 허위로 자백한 것이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유족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범행을 극구 부인하는 등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불우한 가정 환경 탓에 경제적 곤궁으로 강도범행을 계획하게 된 것으로 보이고 처음부터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한 것은 아닌 점, 범행 당시 19세의 소년이었고 사리분별력이 충분히 성숙하지 못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