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론을 통해 믿기지 않는 끔찍한 범죄를 접하고 그 잔악함에 공분한다. 안전하지 못한 사회에 대한 불안감은 우리의 삶을 옭죄어 온 지 오래이다.
현대인에게 의식주 못잖게 중요한 것이 ‘안전에 대한 욕구’이다. 특히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는 범죄로부터 내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명제가 된 지는 오래이다.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에 대한 갈구는 ‘보호관찰’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탄생시켰다. 이 새로운 제도는 범죄 발생 후 개입이라는 전통적인 형사사법제도와 달리 범죄가 발생하기 전에 재범위험성이 높은 사람들을 선별, 관리함으로써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반성하고 준법생활을 할 것을 조건으로 국가기관인 보호관찰소에 의해 관리, 감독을 받으면서 사회생활을 허용하는 것이다.
지역사회 안전을 지키기 위한 보호관찰은 미국, 영국, 케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2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1989년 소년범을 시작으로 재범을 효과적으로 방지하는 기능이 증명되면서 1998년 성인범까지 전면 확대 실시해 비교적 짧은 기간이지만 150만 명 이상이 보호관찰을 받았다. 현재 전국적으로 보호관찰 아래에 있는 사람도 6만 명에 달한다.
보호관찰은 범죄자를 구금하여 사회로부터 격리함으로써 초래되는 범죄감염을 피할 수 있고, 가정, 직장 등 사회로부터 단절되는 것을 방지하는 동시에, 사회의 안전을 해치지 않으면서 점진적으로 지역사회에 편입되도록 설계된 제도이다. 국가기관인 보호관찰소와 범죄예방에 관심이 있는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우리 이웃이면서 동시에 우범자인 보호관찰대상자가 또다시 범법행위로 나아가지 않도록 지역사회 안전을 지켜나가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전국에는 56개의 보호관찰소가 있으며, 전라북도에는 전주보호관찰소(1997. 1)를 비롯하여 군산(2001. 10), 정읍(2007. 7), 남원(2007. 7)에 보호관찰지소가 있다.
한국의 보호관찰은 지난 20여 년 동안 시대의 흐름과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면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왔다. 안전한 사회에 대한 갈망으로 탄생, 성장하였고, 형사사법체계의 중심적 제도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음에도 그 역할과 기여도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인색하기만 하다. 범죄를 저지른 특정인을 대상으로 내가 살고 있는 주변에서 범죄 억제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보호관찰소임에도 그 역할과 기능을 오해하거나 언론에 보도되는 일부 범죄자의 형태만을 부각하여 혐오시설 또는 기피시설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안타까운 실정이다.
범죄양상이 다양화되고 흉악 범죄는 늘어가지만, 갈 길은 멀고 완벽한 제도와 해결책은 언제나 우리의 숙제로 남아 있다. 다양한 범죄양상에 대한 대처 방법으로 처벌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잖게 범죄 예방과 범죄인의 건전한 사회복귀를 돕는 재사회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더욱 절실해 질 것이다.
나와 내 가족이 범죄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보호관찰이 그 안전판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는 것이다. 이제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더 낮은 자세로 다가가고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소통하는 자세와 노력이 더욱 절실한 때다.

임춘덕 / 전주준법지원센터 소년담당 보호관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