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4일 제주도에서 상습가정폭력에 시달리는 한 여성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경찰에서 2013년부터 4대 사회악 근절에 나서며 가정폭력 전담 경찰관을 배치하는 등 새로운 시책들을 추진하면서 가정폭력 피해사례가 다소 줄긴 했지만, 평범해 보이는 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모르는 가정 내의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사례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가정폭력은 가족구성원 간 갈등 속에서 일어나다보니 내 가족이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피해 여성의 대부분이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집안 일이 알려지는 것이 창피해서 그냥 넘어가고 싶다’, ‘남편을 신고할 수 없다’ 등의 이유로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일은 가정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의식이 남아있다. 피해를 당한 피해자도 옷이 찢어지고 상처가 있는 경우에도 내 남편이라는 생각에 피해 입은 것이 없다고 이야기하고 폭력을 행사한 남편도 우리집안일에 무슨 상관이냐는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
가정폭력은 사소한 가정사 문제로 볼 수 있지만 이를 방치 할 경우 피해를 당한 피해자가 자살을 하거나 가해자를 살해하는 경우도 있고 자녀에 대한 학대로 이어져 가정폭력을 당한 아이는 결혼 후에는 아이에게 폭력을 그대로 대물려 주는 악순환이 발생 할 수 있다.
현재 경찰에서는 가정폭력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출입조사권을 가지고 출동해 폭력행위를 제지하고 피해자에게 ‘피해자 권리 고지서’를 배부하여 임시조치, 피해자 보호명령제도, 신변안전조치, 응급조치 등 피해자를 위한 여러 권리를 안내하고 가정폭력전담경찰관으로 하여금 가정폭력으로 신고 된 모든 피해자 상황에 맞는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재발 우려가 있는 가정을 선정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등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가정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가정폭력을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범죄행위라는 것을 인식하고 피해자 본인의 적극적인 신고와 주위 사람들의 관심과 폭력에 대한 올바른 인식으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가정폭력을 예방하는 방법일 것이다.
가정폭력은 더 이상 가정 내의 문제가 아니다. 한 가정의 가정폭력은 곧 사회문제로 이어지는 사실을 명심하고, 외면보다는 따듯한 시선으로 주변에 손을 내밀어 보자.

차지성 남원경찰서 도통지구대 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