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회의원들의 세비는 월 1,036만6443원이고, 노동자가 최소한 받아야 하는 최저임금은 90만880원이다.

 세비와 최저임금은 전년에 비해 5.1% 같은 증가률이지만 금액은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저소득층에 더 부담이 되는 간접세가 지난해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집계한 결과 3년 연속 상승하면서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52.14%를 차지했다.

 최근 힘없는 약자인 서민들의 지갑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오르는 물가와 세금으로 더 이상 얇아질 여유조차 없다.

 한국은행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75%로 동결했다.

 앞으로 대내외적인 불안 요인이기 때문이지만, 수출기업 채산성 악화 및 당분간 소비자물가 4%대 상승 전망 등 부작용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는 분석도 있어 씁쓸하다.

 월급 인상보다 몇 갑절 앞서가는 집 값이나 전세금은 동절기 한 줌의 방안 온기조차 사치로 전해져 올 만큼 서민들의 주거생활은 불안하기만 하다.

 정부는 전세자금을 8,000만원까지 지원하겠다는 정책을 밝혔지만, 집 주인들은 더 올릴 기회로 여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 가격이 오르는 건 당연지사다.

 구제역 발생과 쇠고기와 돼지고기, 우유 등 축산물 가격 급등은 어떠한가.

 지난해 11월 말 발생된 구제역으로 전국 축산농가는 거의 초토화 됐다.

 특히, 소와 돼지를 살처분하면서 보상비는 받았지만 경제적 기반을 잃었고, 재기하는데도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고기 공급마저 여의치 않으면서 도.소매가격은 천정부지로 솟아 서민들은 고기국 냄새 맡기도 힘들어 졌다.

 어린아이들이 많이 먹는 우유마저 걱정해야 할 정도이다.

 고공행진을 멈출줄 모르는 유류가격은 비싼 자동차 관련 세금과 함께 서민들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전주시민들은 시내버스 파업의 장기화 속에 대중교통 이용하기도 힘들고, 재래시장은 손님이 줄어 울쌍이지만 '물러나면 진다'는 편협된 인식으로 노사간 타협의 쟁점 찾기도 쉽지 않다.

 최근 정부는 "카드공제를 올해까지만 하겠다"고 밝히면서 직장인들로부터 "부자감세로 줄어든 세금을 월급쟁이들의 세금으로 메우려 한다"는 분통과 함께 저항을 받고 있다.

 또한, 너무나 비싼 대학 등록금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거나 유흥업소에 몸을 던지는 학생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 같이 물가와 세금 및 일련의 고통이 특히 서민들에게만 전가되는 것 아닌가 우려속에 공자의 '겸허사상'처럼 소위 있는자들의 자각과 겸손, 사양, 두려움, 근검 및 양보로 사회적 약자들이 밝은 소식에 묻혀 사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