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피할 수 없는 사회적 위험을 국가가 보장하는 것이다.
누구나 실업이나 질병 같은 비극에 직면할 수 있다. 재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국민 모두가 복지 혜택을 누리는 선진국형 복지로 가는 건 맞는 방향이다. 하지만 노인 요양 보험이나 일본 아동 수당에서 보듯 현금지급은 건전한 중산층의 윤리의식을 야금야금 병들게 한다. 복지로 지출되는 재정도 문제지만 복지가 가져오는 정신의 해이 , 그게 더 큰일이다.
국제 신용평가산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S&P)가 일본 국제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떨어뜨렸다. 2002년 4월 이후 8년9개월 만에 하향조정한 것이다. 일본 신용등급 강등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국가 채무 때문이다.
일본국가 채무는 국내 총 생산대비 200%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며 IMF에 따르면 2014년에 246%까지 치솟을 것이라 한다. 그리스 136% 아일랜드 112%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일본 채무규모는 내년에 1000조엔 (1경3500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이 막대한 채무를 짊어지게 된 것은 1992년 거품붕괴이후 잃어버린 20년 동안 재정을 무모하게 집행했기 때문이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수도 없이 부양책을 동원했지만 번번히 실기하고 처방도 엉뚱한 것이 많았다. 장기 저성장으로 세수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저출산 고령화로 복지지출이 급증해 정부가 뒷감당하기 힘들어졌다. 세입에서 차지하는 공채 의존도가 50%를 넘었다는 사실자체가 재정부실화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상황이 이런데도 2009년 9월 출범한 민주당 정권은 자녀보육수당, 고교 무상화, 농가소득지원,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 등 무상복지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 한마디로 일본정부가 위기 불감증에 걸려 있는 셈이다. 재정적자문제는 일본뿐 아니라 미국도 심각하다.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1조 4800억 달러로 국가 채무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에 대해서도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유럽 재정 위기는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다. 한국 신용등급을 일본보다 두 단계 낮은 A에 불과하다. 국가 채무비율이 아직 GDP 대비 35%수준이지만 증가속도는 세계 최고다. 여기에다 저출산 , 고령화로 세수기반도 약화되고 있다. 통일 비용 부담도 한국만의 특징이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재정고갈로 2050년이면 국가 채무가 GDP대비116% 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조세연구원의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정치인이 인기 영합 정치만 추구하고 당파적 갈등으로 정책리더십이 상실해 국가 재정파탄까지 우려되는 상황에 빠진 일본의 사례를 본다면 우리내 정치권 특히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들의 의식이 큰 문제인 것이다. 민주당이 2012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회심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무상복지 시리즈다. 무상급식 카드를 통해 지난 교육감 선거 및 지방선거에서 재미를 봤다고 판단해서인지 이번에는 아예 무더기로 쏟아내고 있다. 무상의료 무상 보육에 이어 대학등록금 반값할인까지 이어진다. 복지 포퓰리즘으로 나라곳간이 텅비어지고 국가가 부도가 나면 그 다음 순서는 무엇인가. /국가발전 미래 교육협의회 전라북도 지회장 이종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