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아침을열며]독서의 즐거움

삶에서 체험보다 값진 것이 있을까. 한편 독서는 인생의 간접체험이요 또한 체험은 일상과 함께 큰 스승이라 일러 오기도 한다.
일찍이 소크라테스는 책을 읽는데 시간을 보내면 남이 고생한 것에 의해 쉽게 자기를 개선할 수 있다 했으며 몽테뉴는 독서한 것과 같이 영속적인 쾌락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독서는 완성된 사람을 만들고 담론(談論)은 기지(機智) 있는 사람을 또 작문은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고 깨쳐 준 이는 베이커이다. 이 모두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한 과정을 일깨워 준 말일 것이다.
‘책이 없는 집은 집이 아니다’ 어느 일간 신문의 표제이다. 가람 선생은 주변의 초대를 받았을 때 집안을 두루 살펴도 ‘책장’ 하나 없는 가정이면 조용히 실례를 무릅쓰고 아니 간 듯 빠져 나와 걸음을 재촉했다는 일화는 선비 정신으로 비롯된 올곧은 채찍인지도 모르겠다. 고향에서 봉사를 마치고 불가불 서울로 옮기면서는 재직했던 대학 도서관에 장서 3000권을 기증했는가 하면 서울대학에서는 기증받은 고전(古典)을 ‘가람문고’로 명명 그 뜻을 기린다고 했다.
옛 이야기 같지만 여기서 또 하나 일화 하나만 더 소개했으면 싶다. 도도히 흐르는 한강 저 건너편 까지도 생각보다는 여기저기 솟은 고층 건물과 함께 눈부신 한국의 발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는 두 일본인 관광객 또 다른 또 하나의 풍경은 거리에서는 물론 전철이며 더러는 버스 안에서도 책을 펼쳤거나 들고 다니는 모습을 찾아 보기 어려워 눈을 의심할 정도였단 것, 결국 비행기에 오르며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와 함께 알송달송한 그들의 미소는 보는 이의 마음을 무겁게 했단다.
독서를 모르는 것은 문명속의 미아일 뿐이란 말 속에는 오늘의 우리 한국인들한테는 두루 새겨야 할 충고이며 또한 반성의 채찍으로 이해되어야겠다.
날로 병들어 가는 자본주의에 비천한 미국의 싸구려 대중문화까지 어지럽힌다. 오직 명예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을 뒤로 팽개친 채 배금주의에 눈 먼 오늘의 국회의원들을 가르켜 전 국회의장이였던 노정치인의 책망은 백성의 목소리인지도 모른다.
또 칼럼에서는 그런 국회의원들의 책장에는 시집 한 권 찾아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비판받아 마땅하리라. A.P통신과 하버드대 교수들이 더욱 안타깝게 여긴 2010년도 노벨문학상 후보였던 실로 조국 한국을 빛낸 고은(高銀) 큰 시인은 바로 우리 고장이 낳은 자랑스런 명인이요 푸른 별이기도 하다.
외신 보도에 의하면 저 이탈리아 지성인들 가운데는 고은 시인의 작품에 취해 밤 깊은 것도 잊는다고 한다. 독서의 생활화, 그 실천이 참으로 소중하고 시급한 과제다.
진정한 ‘가정학습’ 또한 독서(讀書)의 생활화보다 실질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다. 옛날과는 달리 책과 멀리하는 가정 환경은 가정 교육의 바탕 쌓기를 스스로 포기함은 물론 무엇보다 부모로서 ‘보여주기’의 참 모습을 외면한 것이며 특히 어머니는 최초의 스승임을 강조한 것은 가르침의 큰 바탕이기 때문이다. 어둠에서 스스로 지혜를 깨닫게 했던 한석봉 어머니의 가르침은 참 교육의 한 실천사례임을 오늘 따라 바르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참된 민주주의는 오직 우리의 밥상에서 이루어진다는 것도 작은 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 생활철학이다. 자녀들과의 대화에서도 읽었던 책의 주제나 내용을 바탕으로 이런저런 삶의 지혜를 풀어 간다면 훨씬 재미있고 값질 뿐만아니라 그 즐거운 시간은 영원한 추억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예로부터 명작 한 권이 대학(大學)에 필적한다고 했으며 한편 독서하지 않는 국민에게는 나라도 슬프다는 잠언도 저마다 새기고 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