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正月)은 음력 1월을 말한다. 일월(一月)의 일(一)을 바를 정(正)자가 든 말로 만들었듯이 한 해를 바르게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과거 농경사회에서 정월은 일 년 중 가장 중요한 달로 생각했다. 정월을 잘 보내야 일 년을 무사히 보낸다는 믿음에서다.

 우리 조상들이 정월대보름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이와 같은 범주에서다. 음력으로 한 해의 열두 달 중 첫 보름달이 뜨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시기보다 세시풍속이 지금도 많이 행해지고 있다.

 ‘부럼’을 깨물어야 한 해 동안 무사태평하고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하고, 찬 ‘귀밝이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일 년 내내 좋은 소식만을 듣는다는 믿음도 있다. 오곡밥을 먹는 풍속도 있고, 묵은 나물을 먹으면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정월에는 절기로 입춘(立春ㆍ양력 2월 4일)과 정월 초하루인 우수(雨水ㆍ양력 2월 19일)가 있다.
입춘은 24절기 중 첫째로 새로운 해의 시작을 의미한다. 예부터 입춘 절기가 되면 농가에서는 농사 준비를 했다.

 마을 풍물패는 음력 정월달에 집안의 모든 액 귀 다 물러가고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며 자식들의 성공을 빌어주는 축원을 올리면 집 주인은 술과 안주등 음식을 내어 주며 형편이 되는 집은 작은 성의의 봉투를 주어 고마움을 사례한다.

 동네 가가호를 돌며 지신을 밟으며 축원을 해 주기 위해 돌면 아이들도 어깨춤을 덩실거리며 따라 다니며 과자도 얻어먹는 재미에 너무도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잘 살든 못 살든 어느 한집 빼놓지 않고 터를 밟아 주고 축원을 해 주며 돌다 보면 귀 밑에 걸린 짧은 겨울 해가 서산에 걸릴 때 쯤 마지막으로 부잣집 마당에 도착 하고 마을 사람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마을을 돌며 하루를 즐긴다.

 중국정부가 1949년 신정을 원단(元旦)으로 하고, 구정을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로 지정한 것도 옛날 입춘이 설날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국인들은 지금도 입춘을 정월절(正月節)이라고도 부르며, 이 때가 되면 평안과 번영을 빌기위해 우리처럼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는 글을 빨간 종이에 적어 집안 문이나 기둥에 붙이는 풍습이 있다.

 조상들은 “우수ㆍ경칩이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고 했다. 이 말처럼 우수가 되면 눈이 비로 바뀌면서 얼었던 땅이 녹고, 따뜻한 봄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낼 모래면 섣달그믐, 까치들의 설날이고, 내일은 우리들의 설이며 정월 초하루다. 벌써 2015년도 한 달이 흘러가고 2월도 절반이 넘어 갔다. 신년 초 작심(作心)이 풀렸다면 다시 여밀 때다.

 “매양 추위 속에/해는 가고 오는 거지만/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중략)/새해는 참고/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중략)/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중략)/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김종길 ‘설날 아침에’)

 이옥수/지방부 부안주재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