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풍(朔風)이 휘몰아치는 밤 ?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밤 거나한 주당(酒黨)들이 즐겨 찾는 곳이 있다.
  이름하여 참새집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부담이 없어 차라리 좋다. 불쑥 포장 걷어치고 성미에 맞게 주문할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옥신 각신 실랑이가 벌어지기 마련 『이게 뱁새지 ?  참새냐』하는 공격에 『왜 뱁새냐 참새지』하는 메아리 없는 공방전이 오간다.
  그러 다가도 금새 거기서 거긴데 참새면 어떻고 뱁새면 어떻냐며 풀어지는데 역시 멋이 있다. 술꾼들의 멋은 어쩌면 그런데서 찾아야 할 것 같다. 나갈 때면 또 한바탕 선의의 다툼이 벌어진다. 서로 술값을 내겠다는 것이다.
  여러 사람이 음식점에 가더라도 나올 때 에는 따로 따로 계산하는 서구 사람들에 비하면 그야말로 정경 어린 아름다운 싸움이다. 
  그것이 한국적 일지 모른다. 특히 천년고도 전주지방 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기도 하다.  참새, 참새란 놈은 익조(益鳥)일수도 있고 해조(害鳥)일수도 있다.
  여름에는 곤충을 잡아먹고 가을에는 나락을 쪼아 먹는다.
  그것도 유숙기 바로 이전에 떼새가 앉아 즙을 빨아 먹으면 그 피해는 굉장히 크다.
  허수아비를 만들어 놓아도 별 무효다.
  그러한 참새를 우리나라 에서는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인가가 없는 산지(山地)나 고산 산림에는 절대로 살지 않는다. 표고(標高) 1300m 이상 에서는 한 마리의 참새도 발견된 일이 없는 것이다.
  참새는 보통 2월부터 둥우리 짓기에 착수한다. 『유럽』의 참새들은 인가(人家)에는 둥우리를 짓지 않고 산이나 들에 짓는데 우리 나라의 참새는 인가에 둥우리를 짓는다. 여름엔 산림에 살고 가을이면 대거 논으로 내려 온다.
  그래서 가뜩이나 인력이 달리는 농촌 일손에 골탕을 먹인다. 그러나 새쫓는 『우여』하는소리에는 우리 나라의 농촌이 담겨있어 좋다. 참새는 수명이 그리 길지 않다.
  조류학자 들에 따르면 침새의 수명은 고작 10년 기러기가 47년 검은 머리 물떼새(都鳥)가 34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비가 16년이다. 그렇게 볼때 참새는 단명조류(短命鳥類)다.
  그러면서도 요새 시골 에서는 골치가 아픈 존재로 되어 있다. 떼지어 볏단을 망쳐 놓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그 얄미운 참새를 잡으려 들지 않는다.
  잡을 수가 없어서가 아니다. 자연의 균형을 생각해서 안잡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천적을 말살함으로써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보다는 새벽에 우짓는 그 소리가 태고(太古)의 멋을 풍기고 잇기 때문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