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회 박정규 의원의 문화 분야에 대한 의정 활동이 도민의 문화 향유권 확대라는 측면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박 의원은 지난 제421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선진국 수준의 문화 환경 조성을 위해 지역문화 생태계의 근간인 민간 소공연장 지원을 강력히 촉구하며 그 필요성을 강력하게 역설해서 주목받았다.

박 의원은 전 도민이 문화예술과 더불어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도록 돕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주장했다.

전북자치도는 스스로를 ‘K-문화의 본향’이라 브랜딩하고 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지역 예술 생태계는 여전히 취약한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박 의원이 제시한 구체적인 자료는 지역 민간 공연장의 열악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2024년 기준 전북자치도 내 민간 공연장은 총 28곳인데, 이 중 좌석 수 100석 미만의 소공연장이 18곳으로 전체의 64.3%를 차지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운영의 구조적 한계다. 대부분의 민간 공연장은 대표 혼자서 운영은 물론, 프로그램 기획과 제작까지 모두 감당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외로운 공연장 대표의 고군분투는 지속 가능한 공연 프로그램 개발과 안정적인 관객 확보를 어렵게 만들어, 공연장 운영 자체를 매우 버거운 일로 만들고 있다.

박 의원이 지적했듯이, 민간 공연장의 위기는 단순히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곧 지역 예술의 다양성을 축소시키고, 도민의 문화 향유권을 감소시키며, 궁극적으로 지역 예술 생태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지역의 젊은 예술인들이 창작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이 무너진다면, K-문화의 본향이라는 브랜드는 공허한 헛구호에 그치게 되고 말 것이다.

따라서 전북자치도는 선진국들이 문화예술 분야에 투자하듯, 민간 공연장을 문화적·경제적·사회적 가치 창출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박 의원은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지원 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안해서 우리는 그의 제안에 주목하게 된다.

첫째, 민간 공연장의 전문성과 운영 안정화를 위한 인건비 지원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이는 공연장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지역 정체성을 반영한 기획 프로그램 제작비 지원을 통해 지역 고유의 예술 콘텐츠 개발을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지역만의 특수성을 가진 공연을 통해 관광객을 불러 모으게 될 뿐만 아니라 지역 정체성이 우리의 후손에게도 이어지게 할 것으로 본다.

셋째, 민간 공연장 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온라인 홍보 및 예매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영 효율성과 대중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협력과 통합 시스템 구축은 민간 공연장들이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관객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민간 공연장 활성화는 예술계 내부에만 국한된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박 의원은 이를 통해 청년 예술인과 문화 전문인력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나아가 관광객 유입과 주변 상권 활성화까지 연계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화 인프라 투자가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김관영 지사가 취임 초기에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인력 양성, 창작·제작·유통·문화 향유 등 전 과정이 일자리와 연계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던 점을 기억하고 있으며, 공약 실천에 적극 노력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박정규 의원의 이번 5분 발언은 이 약속을 이제는 실천할 때임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메시지라고 본다.

전북자치도는 민간 소공연장 지원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박정규 의원이 촉구한 바와 같이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지역 예술 생태계의 다양성을 복원하고, 전 도민이 문화예술과 더불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이는 곧 K-문화의 본향, 전북의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이며 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문화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진정한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매기 강 감독이 만든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 한편이 전 세계적으로 한국문화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큰 성공을 거두어서 전 국민이 환호하고 있다.

우리 고장 전북에서 케데헌에 이어서 제2 제3의 후속작이 연이어서 나오도록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길이 소공연장 활성화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하면 지나친 발상일까 하고 생각해 본다.

이만호 / 본보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