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역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준정부기관인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발주한 ‘고창드론복합센터 건립 건축공사’(사업비 116억 원)에 지역의무 공동도급을 적용하지 않아 전북 건설업계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전북특별자치도회는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공단이 지난 9월 5일 공고한 해당 사업에서 지역의무 공동도급을 배제했다”며 “공사 지역이 전북임을 감안할 때 지역 업체가 반드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회는 이미 공문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공식 전달한 상태다.
국가계약법과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에 따르면 추정가격 265억 원 미만의 공사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지역의무 공동도급을 적극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교통안전공단은 “문화재 발굴 등으로 이미 지체된 공사 기간을 고려해 신속한 추진이 필요하다”며 공동도급을 불허했다. 협회는 이에 대해 “사업 지연과 공동도급제도는 개연성이 없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명분 없는 거부”라고 일축했다.
협회는 건의서에서 “국가계약법령의 취지를 정면으로 무시한 처사”라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건설업체 보호라는 제도적 장치를 준정부기관이 외면하는 것은 행정 편의적 발상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 “정부가 경제침체 대응을 위해 민생지원금까지 마련하는 상황에서, 건설업계의 마지막 숨통인 지역의무 공동도급을 미적용하는 것은 졸속 행정의 전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도 “최근 3년간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발주한 전국 대상 공사에는 모두 지역의무 공동도급이 적용됐다”며 “이번 공사만 예외를 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주기관이 자의적으로 제도를 운영한다면 공공건설 입찰시장은 혼란에 빠지고 발주처 불신만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문제의 고창드론복합센터 건립 공사는 전북 고창군 일원에 조성될 예정이며, 공사 기간은 착공일부터 450일로 계획돼 있다. 입찰일은 오는 9월 22일이다. /오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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