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3일 '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 개정안을 확정·공포하면서 반려동물 사료가 별도의 표시 기준을 갖추게 됐다.
이번 개정은 2028년 9월부터 시행되며, 그간 가축용 사료와 동일한 규정 속에서 관리되던 개·고양이 사료가 독립적인 체계를 마련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개정의 가장 큰 변화는 영양학적 기준의 도입이다. 개와 고양이의 성장 단계별 영양소 요구량을 충족한 제품은 ‘반려동물완전사료’로 표시할 수 있게 되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반려동물기타사료’로 분류된다. 기타사료는 다시 ‘영양조절용’, ‘식이조절용’, ‘간식’ 등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반려인들은 사료 포장지만 보고도 영양 충족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어, 급식 선택 과정에서의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원료 표시도 한층 엄격해진다. 제품명에 원료나 특정 기능을 강조하는 경우 반드시 함량을 공개해야 하며, 전문 용어 대신 이해하기 쉬운 표현을 병기할 수 있다. 예컨대 ‘계육분’은 ‘닭고기 분말’, ‘어유’는 ‘생선 기름’으로 표기 가능하다.
아울러 ‘유기’라는 표현은 친환경농어업법에 따른 인증을 받아야 하며, ‘사람이 먹을 수 있는’이라는 문구는 식품위생법 등 관련 법령 요건 충족 시에만 사용 가능하다. 허위·과장 광고, 소비자를 혼동시킬 수 있는 표현은 전면 제한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제도 개선이 반려동물 사료 산업의 신뢰도와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는 가축용 사료와 동일한 관리 체계로 인해 프리미엄·맞춤형 제품의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으나, 앞으로는 영양 충족 여부와 원료 표기 등이 투명해져 브랜드 차별화와 시장 고급화가 가능해진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사료의 질과 성격을 보다 명확히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믿고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반려동물이 전적으로 보호자의 선택에 따라 급여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완전사료 개념의 제도화는 반려동물 건강 관리에 중요한 진전이라는 평가다.
농식품부 박정훈 동물복지환경정책관은 “이번 개정으로 반려동물 사료가 독자적인 기준을 갖추게 되었다”며, “반려인과 산업계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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