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교회 목회자에 대한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과거에는 존경과 신뢰의 상징이었던 목회자가 이제는 종종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 

첫째, 도덕성과 윤리의 문제이다. 일부 목회자들의 성적 비행, 재정 비리, 권위주의적인 리더십 등은 교회 안팎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소수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사회는 그 소수의 사례를 전체로 일반화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미디어를 통해 부각된 목회자의 일탈은 교회 전체의 이미지를 훼손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둘째, 교회의 세속화와 권력화이다. 일부 대형교회가 정치적 발언을 하거나 교회 운영이 마치 기업처럼 돌아가는 모습은 신앙의 순수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교회가 ‘영혼을 살리는 공동체’가 아니라 ‘세력을 키우는 조직’처럼 보일 때 세상은 더 이상 목회자를 영적인 지도자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셋째, 시대 변화에 대한 감각 부족도 비판의 원인이 된다. 현대 사회는 다원적이고 소통 중심이다. 하지만 여전히 일방적인 설교, 폐쇄적인 운영 방식, 젊은 세대와의 단절은 교회가 시대와 대화하지 못하게 만든다. 목회자가 시대의 흐름과 사람들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고 여전히 과거의 방식에 머무를 때 교회는 점점 외면당하게 된다.

물론, 모든 목회자가 문제를 일으킨 것은 아니다. 아직도 많은 목회자들은 묵묵히 공동체를 섬기고, 아픈 이들을 돌보고, 공의와 사랑을 실천하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일부의 잘못이 전체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는 지금, 교회는 그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세상 어떤 종교든 각자의 방식으로 진리를 추구하고 제시한다. 과연 진리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철학의 가장 오래된 주제 중 하나이자 신앙의 핵심을 파고드는 물음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진리’란 변하지 않는 참된 이치, 또는 참된 명제를 말한다. 철학에서의 진리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의미로 사용된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 승인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법칙이나 사실을 말한다. 따라서 일부 철학자들은 절대적인 진리가 존재한다고 믿는 반면, 다른 철학자들은 진리가 상대적이거나 구성적이라고 주장한다. 

학문적으로 볼 때 진리는 상대적이고 변화한다는 관점이 있다. 일부 종교계에선 영원불변한 절대 진리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종교에서의 진리는 무엇인가. 특히 기독교에서의 진리는 성경 그 자체이다. 성경은 예수님의 말씀을 진리로 간주한다. 예수는 요한복음 14장 6절에서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라고 했다. 이 선언은 진리를 하나의 철학적 정의로 환원시키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존재, 즉 하나님 자신의 속성과 동일시한다. 

불교에서의 진리는 크게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사성제 四聖諦)로 이야기된다. 고통, 고통의 원인, 고통의 소멸, 고통 소멸로 인도하는 길을 의미하며,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을 담고 있다. 

이밖에 나라마다, 여러 종교마다 내세우는 진리가 있을 것이다. 인도와 같이 다종교 국가에서는 다양한 종교적 진리를 동시에 숭배하기도 한다. 특정 종교를 국교로 채택한 국가에서는 해당 종교의 진리를 중심으로 사회가 운영되기도 한다. 그러나 서로 다른 종교적 진리는 종교 간의 갈등이나 충돌을 야기할 수도 있다. 이러한 갈등은 종교적 다양성이 존중되지 않거나, 한 종교가 다른 종교를 지배하려는 경우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각 종교는 고유한 신념 체계, 교리,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다. 나라마다, 각 종교마다 서로 다른 진리를 내세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러한 진리 주장은 각 종교가 세상에 대한 이해와 인간 삶의 의미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보여준다. 다만 전자에서 언급한 것처럼 기독교인들은 성경을 신성한 계시의 원천으로 여기고, 성경에서 제시하는 가르침과 원리가 유일하고 절대적인 진리라고 믿는다. 

하지만 철학적·과학적 관점에서는 이 주장에 대한 비판적 논의가 필요하다. 종교적 진리, 특히 성경이 절대적 진리라고 주장하는 것은 보편적 진리에 대한 다양한 해석 중 하나이다. 모든 종교가 동일한 절대적 진리를 제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부 대형교회 목사는 고액의 연봉을 받으며 고급 외제차를 소유하고 있다. 몇몇 대형교회 목사는 횡령 협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은 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신론자인 한 80대 노인이 6년간 박스를 주워 모아 판 돈 900만 원 전액을 기부했다. 이런 사례는 우리 사회에서 수도 없이 많다. 

신앙이라는 것은 종교적인 척하는 것이 아니다. 주일날 교회에 나가 예배드리는 척, 거룩한 척, 기도하는 척하면서 자신은 하나님을 잘 섬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다. 예배가 끝나고 밖으로 나오는 순간 때 묻은 영혼이 된다. 

이제 목회자와 기독교인들은 자기반성과 갱신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신뢰는 말이 아니라 삶으로 회복되는 것이다. 목회자는 다시금 섬김과 청빈, 진정성의 자리에 서야 한다. 세상이 교회를 향해 돌을 던질 때, 그 돌을 맞으며 예수의 길을 따르는 것, 그것이 참된 목회자의 모습일 것이다.

신영규 / 전북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