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부에 나오는 ‘골계담’ 중에 다음과 같은 얘기가 있다.
 어떤 남자 중이 날이 저문 것을 핑계로 여승만 있는 암자를 찾아 하룻밤 쉬어가기를 청했다. 이에 여승이 일언지하에 거절했으나, 남승도 만만하게 물러서지 않았다.
 “난 여색을 완전히 끊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선 걱정하실 게 전혀 없습니다.”여승은 그 말을 믿고 남승을 방에 들어오게 했다.
 여승이 물었다. “여색을 끊고 나면 거시기는 어떻게 되나요?” 
 남승이 대답했다. “여색을 끊고 나면 일 년에 한 치 정도씩은 커지죠.”
 여승이 또 물었다. “그럼 당신은 끊은 지가 몇 해나 되죠?
 남승이 대답했다. “글쎄, 그럭저럭 한 7, 8년은 될까요?”
 그러자 여승은 합장하며 탄식하듯 중얼거렸다. “나무아미타불! 아! 나무아미타불!”
 중 이야기를 하나 더 한다. 
 중 한명이 길을 가다가 빨래터에 닿았다. 때마침 어여쁜 아낙네가 엉덩이를 치켜들고 빨래를 하는데, 그 모습을 보자니 그만 욕정이 불같이 일었다. 휘휘 둘러보니 사람들이 없자 아낙네 가까이 다가가 숫자에 맞춰 시를 하나 지으며 수작을 걸었다.
 “일(一)임자가/이(二)임사로 가다가/삼(三)걸음에서/사족부녀(士族婦女)를 만났구나./오시(五時)는 넘었다./육환장(六環丈) 걸쳐 짚고/칠(七)바라 염주를 메고/팔자(八字)도 기박하다./ 구(九)봐라/(十)좀 다오.”
 빨래하던 아낙네가 듣자 하니 고약한 중이었다. 잠시 말문이 막힌 그녀가 화답 시를 던지는데 이러했다.
 “일녀(一女)로 태어나서/이부(二夫)를 섬길소냐,/삼족(三族)이 분명하다./사족부녀(士族婦女)로서/오(五)망한 중놈이/육환장(六環丈)걸쳐 짚고/칠(七)바라 염주를 메고/팔도(八道)를 댕기면서/구(九)하는 것이 고작/(十)이더냐, 이 땡중아!”
 노출의 계절이다. 길거리에서 초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순진한 남자들은 눈을 어디에 둘지 몰라 어리둥절하고, 조금 음흉한 남자들은 여자의 가슴 부위와, 허벅다리를 뚫어져라 쳐다보기도 한다.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이 되면 청춘 남녀의 패션은 점점 더 과감해지기 마련이다. 양 어깨가 모두 노출된 소매마저 없는 셔츠가 등장한지는 이미 오래다. 어떤 여성은 마치 팬티차림에 가까운 복장을 하고 길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실제로 거리를 나서보면 젊은 여성들이 짧은 치마나 몸에 딱 달라붙는 핫팬츠에 민소매 또는 반소매, 속옷이 드러날 정도의 면 티셔츠 하나만 걸치고 거리를 활보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이 같은 성적 충동이나 성폭행을 유발할 수 있는 젊은 여성들의 노출이 자제되지 않고 오히려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길거리에서뿐 아니라 사무직 여성들의 복장에서도 치마가 짧기는 마찬가지다. 대다수의 여성들이 “개인의 표현에 대한 지나친 사회적 관심 아니냐.”고 항변할 수도 있겠지만 성폭력범죄 통계를 보면 이러한 과다노출이 성범죄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선수사관들도 여성들의 과도한 노출벽이 성범죄를 유발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성범죄가 날로 극심해져 사회문제로 비화하고 끝내는 특별법을 제정해야 할 만큼 여성들의 신변은 극히 위험한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형편이다. 또 만원버스와 전철 속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추행이 속출하고 있어 이 또한 특별법의 단속 대상으로 삼아야 할 정도가 되었다. 여름철 젊은 여성들이 과다노출을 자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 영 규/한국신문학인협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