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매출 꼼수는 과잉 진단과 치료

남녀를 합해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는 암은 바로 ‘갑상선암’이라고 한다. 2007년부터 위암을 밀어내고 꾸준히 1위 자리를 놓지 않고 있다. 1986년 인구 10만 명 당 남자 0. 8명, 여자 3. 9명이던 갑상선암 발병률이, 2010년 기준으로 남자 24. 9명, 여자는 무려 119. 6명으로 30배 이상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는 세계 평균과 비교해 봐도 10배나 넘는 수준이라고 한다. 세계 의학사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런 현상과 관련해서 양식 있는 의사들은 의료기관이 검진센터의 수익을 노리고 치료가 불필요한 갑상선암 환자를 만들어낸 결과라고 폭로했다. 충격적이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병원들이 과잉 진료 판정을 받은 건수는 2007년 1164만 건에서 2008년 1789만 건, 2010년 1874만 건으로 해마다 크게 늘었다. 3년 만에 60% 증가한 것이다. 과잉진료 금액도 2007년 1678억 원에서 2010년 1965억 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는 상반기에만 과잉진료 금액이 1062억 원에 달했다.
과잉진료가 비단 갑상선암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척추 수술 환자의 경우도 1999년 1만5000명 정도 하던 것이 2010년 10만368명으로 10년 남짓한 사이에 6배 넘게 증가했다고 한다. 척추질환이 마치 유행성 독감처럼 번진 것이다. 내성을 키우는 항생제와 주사제 남발은 많이 알려진 얘기다. 제왕절개 분만 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모두 돈벌이를 위한 수단이다. 대부분의 병원, 심지어 지방의료원이나 국립대학병원에서도 ‘매출’을 늘리는 의사에게 일정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의사들로서는 환자를 그냥 돌려보내는 것보다 검사라도 하나 더 받게 하는 게 병원 매출에도 도움이 되고, 자신의 인센티브도 올리는 길이 된다.
우리나라의 진료비 산정방식은 진료행위를 늘릴수록 진료비가 늘어난다는 방식인 ‘행위별 수가제’를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입원일수를 늘리거나, 검사를 늘리게 되면 더 많은 수당을 받을 수 있으니 의사들은 불필요한 검사임을 알면서도 환자에게 과잉진료를 하는 것이다. 병원도 하나의 기업이니 이윤 추구를 위해 노력할 것이 아닌가.
사실 따지고 보면 없는 병을 키우는 게 병원이다. 질병마다 그 치료비가 각각 다르듯 의사들은 질병에 관한 가격 차이를 잘 알고 있다. 즉, 질병 이름만 대면 얼마의 매출을 올릴지 대충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자동차 정비소 직원이 차량 상태만 보면 견적이 얼마 나올지 딱 아는 것처럼 말이다. 어쩌면 의사들은 환자를 보면 어떻게 치료할지부터 생각하는 게 아닌 매출이 얼마가 될 지부터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는 버스나 지하철 등에 병원 광고가 눈에 띄게 많은 점에서도 짐작해볼 수 있다. 자기들 병원에 와서 진료 받으라고 광고 하는 것이다. 만약 질병 퇴치에 더 관심이 있었다면, 이런 광고비 지출보다는 환자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연구하는데 투자하고, 최대한 싸게 치료해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
그런데 개인병원의 경우 친분이 좀 두터운 지인들에겐 진료비도 깎아주고 있는 게 현실이다. 병원비가 비싸게 나와 부담이 된다 싶으면 아는 사람을 통해 진료비 감액을 부탁한다. 그러면 더러 삭감해주기도 한다. 병원비가 무슨 값을 흥정하는 야채시장의 상인들이란 말인가. 이런 면을 주시하면 병원은 병을 고치기는커녕 환자에게 병을 만들어 병원에 계속 들락날락 하게 하여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나 다름없다. 아닌 게 아니라 병원에 갔다 오면 병의 일부는 치유 되지만 다른 장기가 고장 나서 전에 없던 다른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병원에서는 환자에게 몸에 해로운 강한 약이나 주사를 주어서 병을 키우기도 한다. 결국 하나를 고치기 위해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건 무시해 버린다.
병원의 매출 증대는 과잉 진단과 치료임이 명백히 밝혀졌다. 막말로 의사는 허가 낸 ××놈이란 말도 있지 않는가. 간혹 TV나 라디오에 출연한 의사들 중에는 만인이 보고 듣는 방송이라 어느 정도 설득력 있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병원을 찾은 환자와 개인적인 면담에서는 태도가 180도 달라진다. 꼭 필요치도 않는 X선 촬영에서부터 CT, 초음파, MRI촬영까지 권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민들은 약이나 병원에 의존해서 병을 고치려 하지 말고 무엇보다 발병을 못하게 사전에 철저한 대비를 해서 자신의 건강을 확실히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신 영 규/전북문협신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