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도 법이다

우리말은 한글이다. 한국인이 한글을 모른다면 한국인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한국에는 1%정도의 문맹자가 있다. 이 극소수의 문맹률을 빼면 한국인의 절대 다수는 한글을 알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한글로 자기 이름 석 자 정도 쓰고 간단한 의사소통 정도의 한글을 안다고 해서 우리말을 제대로 아는 건 아니다. 우리말을 제대도 알려면 정확한 맞춤법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 학생들은 영어 단어를 아는 것은 자랑스럽게 여기면서도 우리말 단어를 아는 것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영어 단어의 스펠링은 한 자만 틀려도 얼굴을 붉히면서 한글 맞춤법이 틀려도 부끄러워 할 줄 모른다. 더욱이 나이 드신 학부모들 중에는 우리말 맞춤법을 잘 모르는 이가 의외로 많다. 어쩌다 틀린 맞춤법을 지적하면 ‘우리 때는 그렇게 배우지 않았다’는 둥 ‘요즘엔 그렇게 쓰냐’ ‘하도 자주 바뀌어서’ 라는 등의 변명으로 얼버무리려 할 뿐 민망해 하지 않는다. 워낙 많은 이들이 잘못된 한글을 쓰고 있고, 자신이 쓰는 한글 맞춤법을 바른 것으로 착각하거나 틀린 것을 알면서도 고치려는 관심이 없기에 한글이 오염된 것이다. 사실 글을 쓰다보면 기자<필자>도 정확한 맞춤법을 모를 때가 있다.
지금 우리 국민의 국어실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성인을 비롯해서 초?중?고등학생들의 한글실력은 갈수록 저하되고 있다. 심지어 매일 발행하는 신문들도 띄어쓰기는 물론이거니와 맞춤법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중앙일간지는 교열부가 있지만 지방신문은 교열부를 폐지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지방지를 볼 때마다 간혹 맞춤법이 틀린 활자를 발견하게 된다. 특히 신문의 칼럼을 읽다보면 틀린 글자를 종종 발견하게 된다. 이는 칼럼 필자가 맞춤법을 모를 수도 있고, 실수 할 수도 있지만 해당 신문사 편집부에서 꼼꼼하게 교정을 보지 않은 탓도 있다. 문제는 우리 국민들의 한글에 대한 관심 부족이다. 더 큰 문제가 있다면 우리의 교육정책이 우리말을 등한시하고 영어에만 신경 쓰는 영어교육열풍 때문이라고 본다.
그럼 왜 이리 우리말이 어려울까. 실제로 맞춤법에 정확히 맞게 문자 생활을 하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예컨대 농구에서 선수가 공을 던져 바스켓 안에 집어넣는 비율을 ‘슛율’이라고 적을지 ‘슛률’이라고 적을지 판단키 어려울 때도 있다. 또 ‘책을 집어 던지다’처럼 띄어 써야 할지 ‘책을 집어던지다’처럼 붙여 써야 할지도 사전이 없으면 판단키 어렵다.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법칙과 원리가 있다.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의 경우 더욱 그렇다. 여기엔 맞춤법도 엄연히 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법’의 근본은 맞춤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맞춤법을 지키지 않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가 도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다 사고를 냈을 경우엔 반드시 도로교통법의 적용을 받아 처벌을 받는다. 그런데 맞춤법을 어겼을 경우엔 아무런 처벌 기준이 없다. 한글 몇 자 틀렸다고 처벌을 해야 한다는 법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맞춤법쯤 어겼다고 처벌을 해서야 되겠는가.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국어실력, 또는 지적능력 등의 자질문제지 법으로 처벌할 사항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말을 정확히 사용할 필요가 있다. 우리말과 글은 공기와 같아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그 중요성을 전혀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다. 그러나 학생들이나 각종 공무원?취직시험 응시자들이 막상 국어 문제를 접할 때 영어보다 어렵다고 말한다.
이 지면을 빌어 독자들에게 ‘한글맞춤법’을 테스트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한다. 다음 두 개씩의 예시어 가운데 한글맞춤법에 맞는 어휘나 표준어를 편안한 마음으로 골라보는 것이다. 이중 10개 이상을 맞힌 독자라면 우리말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1)①임마②인마 2)①예쁘다②이쁘다 3)①간지르다②간질이다 4)①깡총깡총②깡충깡충 5)①넙적하다②넓적하다 6)①모밀②메밀 7)①총각무②알타리무 8)①미쟁이②미장이 9)①초점②촛점 10)①삼가다②삼가하다 11)①아구탕②아귀탕 12)①아지랑이②아지랭이 13)①걸맞는②걸맞은 14)①암닭②암탉 15)①우뢰②우레 16)①햇님②해님 17)①호두과자②호도과자 18)①내음②냄새 19)①김치찌개②김치찌게 20)①아이구머니②아이고머니

정답: 1)② 2)① 3)② 4)② 5)② 6)② 7)① 8)② 9)① 10)① 11)② 12)① 13)① 14)② 15)② 16)② 17)① 18)② 19)① 20)②

신영규/전북문협신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