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높은 어느 비서실

고위 공무원 밑에서 안내 또는 기밀사무를 맡아보는 공무원을 가리켜 비서관 이라한다. 관공서 뿐 아니라 기업체 등 에서도 비서실을 설치하여 비서업무를 하고 있다.
국가기관의 고위공무원이라 함은 위로는 대통령으로부터 국무총리 그리고 각부장관. 각급부처. 광역 시.도지사 또는 지자체 시장. 군수까지의 모든 관서장을 말한다. 그러므로 이들 관서장의 근무실 곁에는 부속실이 있게 마련이며 작게는 비서담당관 한사람으로 부터 많게는 부서별 비서관이 있고 이들을 총지휘하는 비서실장이 있다.
근자에 들어 직업이 전문화. 세분화되어 전문대학에는 비서학과가 있다고 한다. 비서의 임무는 고위관서장의 직무수행에 도움을 크게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고위공직자가 직무를 수행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사전에 조율함은 물론이요. 외부인사가 내방했을 때 면담요청자의 신분과 내용 등에 대하여 파악. 이를 순서있게 진행시키는데 신경을 써야할 임무를 띠고 있다.
그러므로 현명한 비서관을 둔 관서장이나 고위공무원은 공무수행에 있어 원활을 기함은 물론이요. 타부처나 내방객들과 마찰없이 유연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그렇지만 자존심이 강하고 허세부리기를 좋아하며 관료주의적 권위와 자만심으로 거들먹거리는 비서관을 둔 관서장은 공연한 오해를 받거나 내방인의 빈축을 사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부속실에 근무하는 일부 비서관들의 예의에 어긋나는 자세 때문이다. 고위공무원이나 관서장을 자주찾는 사람들은 누구며 용건은 어떤 내용일까? 궁굼하다. 이들 중에는 협조해 주어서 감사하다는 뜻으로 사례를 하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십중팔구는 딱한 사정을 호소하거나 유관협력단체에서 부탁을 하거나 또는 청탁을 위해 귀찮게 할수도 있으리라! 비서관이 무슨일로 오셨느냐고 물으면 곧지곧대로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긴요한 일이 있으니 꼭 만나게 해달라는 것이 통례이다. 그러니 아무나 불쑥 들여보낼 수도 없는 일이다. 비서관 이란 직업도 여간 힘든 노릇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본다. 지난 연말 D모씨가 어느 기관장의 새해 설계를 알아보고자 면담요청을 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부속실의 사무원들 모두가 친절과 예의로써 맞이 했다. 대기석에는 순서를 기다리는 내방객들이 여러 명이 있었다. 그런데 밖에서 들어온 비서 한분이 두리번거리더니 “무슨 일로들 오셨오?” 물었으나 아무도 대꾸를 안한다.
그런데 어느 방문자는 예의를 갖춰 인사를 한 다음 면담사유를 밝혔다. 그런데 그 비서는 일언지하에 “오늘은 시간이 없어 만나지 못할뿐더러 요즘은 일정이 바빠 한달쯤 후에나 시간이 날것같으니 그떄 다시오시요.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순전히 비서관의 독단인 것 같다고 민원인들은 불만을 털어 놓았다.
얼마전 어느 민원인 K모(전주시내 모 공인중개사)씨는 시장을 만나기 위해 면담 신청 한달만에야 천신만고 끝에 겨우 시장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하며 이렇게 시민을 군림하는 관료주의적 행정으로 시민이나 주민과의 소통이 되겠느냐며 이것은 시민을 우습게아는 비서의 잘못된 처사라고 비난 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례는 도청이나 각 시.군 지자체도 마찬가지라는 여론이 비등 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내방객이 기관장을 만나고 못만남을 결정 하는 것은 비서들의 권한이라고 민원인들은 말한다. 그냥 “출장 중입니다.” 라는 말 한마디로 끝날 수 도 있는 일이다. 무엇인가 석연치 않은 감정의 골이 생겨 돌아서는 민원인의 발길이 무겁고 어두웠을 뿐이라는 것이다.
고위층의 비서면 높은 직위일 수 도 있다. 그렇다고 내방객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받은 것은 아니다. 비서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할 것이다. 비단 도청이나 시.군 뿐 아니라 각급 기관장의 부속실등이 모두 마찬가지의 사례라고 한다.
대통령도 비서진의 잘못으로 정책를 그르칠 수도 있다. 하물며 각관서장의 본뜻을 비서들이 가로 막는다면 결과는 손바닥의 금을 보듯 환한 일이다. 이제 문턱높은 비서실이란 말을 불식하고 세계화 물결에 맞게 비서들도 지금까지 열심히 잘해 왔지만 앞으로 좀더 봉사와 친절을 생활화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허 성 배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