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 유통마진 개선책 절실

우리나라는 지금 날만 새면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일반 소비자물가는 말할 것도 없고 날로 뛰는 고물가에다 교통요금 등 일부 공공요금까지 덩달아 들썩이고 있어 서민들이 살아가기가 여간 어려운 실정이 아니다.
물가 문제에 또 하나 어려운 것은 유통 단계가 낙후되고 복잡다단하다는 점이다. 물가는 초과수요(超過需要)나 "코스트 푸시(Cost-Push)" 요인이다.
유통 단계가 길고 복잡할수록 가격의 기복(起伏)이 심해지고 이는 결과적으로 물가상승으로 연결된다. 특히 농수산물과 같이 규격품이 아니고 계절성이 강한 것은 유통단계에 의해 가격이 크게 오를 소지가 많다.
유통 마진이 많다는 것은 소비자와 생산자가 다 같이 손해를 보며 가격상승 요인이 모두 중간 상인 들의 손에 돌아간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유통 과정의 비대(肥大)는 소비자의 높은 지출 부담이 생산 부분으로 돌아가지 못해 물가는 물가대로 오르면서 생산 부분도 계속 위축되는 결과를 빚는다.
최근 밝혀진 농산물의 유통 『마진』 실태를 볼 때 매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관계 기관에서 주요 농산물의 유통 경로와 마진. 판로 실태를 파악하여 개선 자료로 삼기 위해 조사한 결과 유통 경로는 농협을 통한 공동출하가 20~30%에 머문 반면 대다수농민이 중간상을 통해 출하(밭떼기 선도계약 등) 하고 있어 유통경로의 복잡다단한 관계(5~7단계)로 생산자는 물론 소비자까지 중간 상인들의 농간으로 엄청난 가격차이로 농민들의 피해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절박한 실정임이 밝혀졌다.
생산지에서 채소류의 한 가지만 보더라도 마진율이 57% ~ 63% 마늘이 35% 양파 43.3% 고추 47% 등 엄청난 마진율을 보여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판로도 공동출하 체계의 미흡으로 중간상의 농간에 넘어가거나 소량으로 직접 시장에 내다 판매함으로써 불리한 가격을 받게 되고 과잉생산 때는 가격 조작으로 생산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농민들의 처절하고 절박한 실정은 어디다 호소할 곳조차 없는 실정이다.
유통 과정은 물자의 수송? 보관? 분배를 맡아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마진이 붙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최고 70% 까지 마진이 붙어 원가보다 훨씬 높은 이와 같은 비정상적인 상황인데도 관계당국은 팔짱만 끼고 있다.
유통 과정이 정상적인 기능에 의해 정상적인 마진을 얻는 게 아니라 일종의 투기(投機)행위를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농산물 가격의 진폭이 유통마진의 과다에 기인되었음을 생각할 때 우리나라 물가 특히 생활에서 실제 느끼는 물가의 안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농수산 부문의 유통 과정에 있어 제도적인 장치가 절실함을 깨닫지 않을 수 없다.
농산물 유통 과정은 그 구조가 복잡 다양하고 또 상품의 성질상 단시일 안에 획기적으로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지만 어떤 이유로든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최근 박근혜 정부가 심각한 농수산물 유통과정에서의 비상식적인 중간상인의 농간과 마진에 대해 전폭적인 개선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여기에는 무엇보다도 자금, 세제, 유통, 행정지원 등 각종 방법을 총동원해 보다 적극적인 제도적 개선책과 유통 과정을 통찰하여 절박한 농민들을 도와야 할 것이다.
농민을 위한다는 농협은 NH농협은행의 전산망이 시도 때도 없이 문제가 발생. 인터넷 뱅킹과 모바일뱅킹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하는 전산망 마비사태는 물론 부실관리 주의 의무 등 허술한 관리감독으로 수많은 고객들에게 피해를 가져다 준 농협이야말로 절박한 농산물 공동출하와 유통문제 개선 보안책은 고사하고 농민을 위해 존재하는 농협인지 모르겠다는 비난의 여론이 빗발치고 있어 농협은행은 피해 보상은 물론 철저한 재발방지와 개선책이 절실하다.
농수산물의 유통구조 개선이 농민소득 증대와 물가안정에 다같이 유용하다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 와 다른 물가에 비해 결코 뒤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농민들의 절규이며 간곡하고도 안타까운 심정임을 정부당국은 물론 우리 국민 모두는 알아야 할 것이다.

허성배//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