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생들의 최대 관심사는 ‘취업’이다. 대학생뿐 아니라 고등학생들이 대학이나 학과를 선택할 때도 취업이 잘 되는지에 가장 많이 관심을 둔다. 

그런데 최근의 채용시장이나 채용방식이 크게 변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서류 전형-필기시험-면접-신체검사-채용’ 이런 과정을 통해 채용이 이루어졌으나 최근에는 ‘서류 전형-인적성 검사-합숙 면접 또는 인턴-최종면접-신체검사-채용’처럼 변화가 감지된다. 과거에 중요시했던 필기시험, 스펙, 학력, 학벌 등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며 합숙 면접 또는 인턴 과정 등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인성, 창의성 등을 종합 평가하는 것이다. 기업에서도 학력이나 스펙 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인재 한 명이 그 회사를 먹여 살리기도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요약하자면 세상은 ‘인성이 좋은 창의적인 인재’를 원한다.

그럼 창의적인 인재란 어떤 사람을 말할까? 창의력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 그렇다면 또 창의력이란 무엇일까? 창의력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 즉 남들은 생각지도 못한 것을 남보다 먼저 생각해 내서 무엇인가와 연결하는 능력이다. 

그런데 창의력을 키우는데 시(詩)만큼 좋은 것이 없다. 시를 창작하는 과정은 무엇인가를 연결하는 것이고, 그것은 기업에서 신상품을 개발하는 과정과도 매우 흡사하다. 시를 쓸 때 직유법, 은유법만 잘 활용해도 좋은 시를 쓸 수 있는데, 이들이 바로 연결하는 것, 즉 창의성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직유법은 ‘A 같은 B’, 예를 들면 ‘짐승 같은 사람’, ‘호수 같은 내 마음’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 은유법은 ‘A는 B다’처럼 좀 더 공격적인 직유에 해당한다. 예를 들면 ‘그 사람은 짐승이다’, ‘내 마음은 호수요’와 같은 형식이다. 직유법과 은유법은 이처럼 전혀 다른 A와 B가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시와 창의력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와 그렇지 못한 과학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미시간대 연구팀 연구 결과를 보면 우리들의 예상과는 달리,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1901년~2005년)들도 학교 성적이 평범했고, 지능지수도 일반 대졸자들의 평균 수준으로 별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노벨상 수상자들은 다른 과학자들에 비해 예술 활동이나 취미 활동이 월등히 많았는데 음악 관련 활동 비율은 2배, 미술 관련 활동은 7배, 각종 공예를 하는 사람은 7.5배, 소설이나 시를 쓰는 경우도 무려 12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립 초기에는 이름 없는 사립대학에 불과했던 시카고대학도, 1929년 제5대 총장 로버트 허친스 총장 취임 후 '시카고 플랜’을 추진했는데, 이것은 고전 100권을 읽지 않는 학생은 졸업이 불가하게 한 제도이다. 그 결과 지금까지 100명 가까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였다.

이런 내용은 필자가 기업이나 지자체 또는 지역 도서관, 학교 등에서 주관하는 인문학 강의를 할 때 자주 다루는 주제이다. 한번은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뒤따라오셔서, 자녀분을 우리 학과에 보내시겠다며 학과 이름을 물어보신 적이 있다. 그래서 금융보험학과라 했더니, ‘시와 금융보험’은 도저히 연결이 잘 안 되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고 가버리시는 것이었다.

대통령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경제 대통령임을 내세운다. 본래 대통령은 국방, 외교 등을 총망라한 정치를 하는 사람인데, 왜 경제 대통령임을 내세우려 애를 쓸까?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이제는 경제에서 나온다는 것, 그만큼 경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 경제를 이끌어갈 금융보험 전문인을 양성하는 곳이 금융보험학과이다. 게다가 세상이 원하는 창의적인 인재가 되도록, 여러 가지 창의성 교육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손해사정사 등 관련 자격증을 제일 많이 취득하며, 졸업 후 취업이 제일 잘 되는 학과, 그것도 고액의 연봉을 받는 대기업 취업률이 제일 높은 학과로 널리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