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가을’이다. 그 누구도 비유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만큼 ‘가을 하늘’이 그 어느 계절의 그것보다 맑고 깨끗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파란 하늘에 한 조각 구름은 금상첨화다. 즐길 수 있을 만큼 눈에 담은 파란 하늘과 구름 가족이 카메라에 들어 왔다, 

그런가 하면, 미세먼지와 안개가 교묘하게 섞인 아찔한 녀석도 있다. 동화나 시, 소설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구름이 있다. 가끔 여행을 통해 만나는 녀석은 지구 어디에서 만나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구름’ 하면 연상되는 ‘친근한’,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함’이다. 그중에 최고는 뭐니 뭐니해도 비행기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구름바다’다.

상상해보자. 비행기에 앉아 창문을 살포시 열어젖힌다. 눈 앞에 펼쳐진 세상은 온통 ‘구름 사탕’이다. 활짝 웃으며, 그가 기다리고 있다. 그런 구름 가족이 석양이 아름다운 도시, 전통과 예술혼이 살아 있는 전주 혁신도시 기지재에 가족 나들이를 왔다. 소리도 소문도 없이 기지재에 내려앉은 구름 가족이 너무나 반갑고 부러워 한참을 바라본다. 그리고 메모지에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끄적여 본다.

시인의 감수성은 평범해 보인다. 그렇지만, 이 세 줄의 메모가 가져다주는 효과는 대단하다. 사진과 어우러지는 문장으로 재탄생된 생각을 키워주는 다카시 한 편이다. 그렇게 세상과 발맞추는 가족이 되었다.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복잡한 덩어리가 디카시다.

이처럼, 다카시는 사진이나 사물을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문장이 될 수 있다. 제목이나 시행, 비유법의 사용 등 창의적인 사고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수많은 독자의 몫이다. 그 결과는 같은 사진을 눈에 담고도 개성이 드러나는 수많은 다카시를 써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반갑고, 그에게 인사를 건넨다.

고맙다. 구름 가족아, 내 곁에 와 줘서….

박여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