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 심요한 행정과장

올가을은 평년보다 일조량이 많아 예년에 비해 일찍 오색의 아름다운 단풍이 물들었다. 따라서 어김없이 단풍으로 가득한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 많은 사람이 국립공원을 찾았다. 잘 아시다시피 가을산을 찾는 입산객이 많아질수록 산불발생 위험은 그만큼 커진다.
특히 국립공원 내 산불은 멸종위기종 동․식물의 보금자리를 위협할 뿐 아니라, 후손에게 소중하게 물려주어야 할 수많은 자연자원과 역사, 문화자원을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할 수 있다.
최근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의 자료를 살펴보면 전국 국립공원에서 56건의 산불이 발생하여 86.4ha의 소중한 산림이 불에 탔다. 산불의 원인은 담뱃불, 논․밭두렁 및 쓰레기 소각, 입산자 실화 등 대부분 사람의 부주의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부주의가 자연환경의 보고인 국립공원이 불에 타는 큰 손실로 이어진 것이다. 이런 엄청난 손실을 막으려면 국립공원을 사랑하는 마음과 관심, 작은 실천을 몸소 실천해야한다.
첫째, 산림 인근의 논․밭두렁은 태우지 말아야 한다.
농촌진흥청 연구결과, 논밭두렁에 사는 곤충 중 해충인 애멸구와 매미충, 물바구미 등은 11%에 불과하지만 이들 해충의 천적인 거미와 톡톡히, 기생봉, 꽃노린재 등은 89%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논․밭두렁을 태우는 경우 해충방제보다는 천적제거 효과가 더 커 득보다는 실이 많은 것이다. 논․밭두렁을 태우는 것은 건강한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우를 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독가스 때문에 대기오염의 원인이 된다.

둘째, 반드시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해야 한다. 
현재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는 11.15.부터 12. 15.까지를 가을철 산불조심기간으로 정하고, 통제 탐방로 11개 구간(62.7km)을 제외한 4개 구간(16.3km)을 개방 탐방로로 운영 중이다. 비법정 탐방로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신고가 늦어지고 초동진화도 어려워 대형산불로 이어질 수 있다.

세째, 국립공원에 가려고 집에서 출발할 때부터 성냥, 라이터 같은 인화물질은 아예 휴대하지 말아야 한다.
국립공원에서 담배를 피우는 행위는 범법행위라는 것은 상식이다. 취사도구나 조리할 필요 없이 이동하면서 먹을 수 있는 행동식으로 산행을 준비하시기를 마지막으로 권해드리고 싶다. 산불은 그 막대한 피해를 고려했을 때 예방이 최선이지만, 산불발생 후 신속하게 진화하는 시스템도 매우 중요하다. 산불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예방, 준비, 대응 및 복구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한다. 이런 시스템이 겉돌면 비효율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평상시 비상연락망과 진화대책반 구성 등 주민과 탐방객 그리고 유관기관 간에 협력시스템의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거 산행을 즐기는 탐방객들에 비해 요즘은 산불예방의 중요성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산불예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자연, 우리의 미래’라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슬로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연은 잠시 우리 후손들에게서 빌려 온 소중한 유산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일상을 떠나 맑은 공기와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자연의 정취를 즐기는 것은 우리 모두의 자유이며 권리이지만, 산불 때문에 아름다운 자연이 잿더미로 남지 않게 안전하게 보호하고 지켜내는 것 또한 우리 모두의 책임과 의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