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 듯, 말 듯. 조금 열린 베란다를 통해 들려오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정겹다. 까치는 나뭇가지에 앉아 울어대며 한가한 주말 아침을 깨워준다. 늘 맞이하던 주말이다. 그렇지만, 오늘은 조금 다르다. 정신적으로 변화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어제 코로나 19 백신을 접종했기 때문이다. 날씨 마저 화창하다. 

1주일 전부터 잔여 백신 신청을 하고, 스마트폰 알림을 기다리다가 정말 우연하게 예약이 되었다. 그래서 공가를 신청하고 주사를 맞은 뒤 집에서 안정을 취했다. 해열제 준비와 더불어 단단히 마음먹고 접종한 백신이다. 

얼마나 긴 시간, 백신을 기다렸는지 모른다. 때론, 주변의 백신 접종자를 만나면 부럽기까지 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정신적 공황은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다. 모두가 인내하고 인내하는 백신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날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나름으로 위안이 되는 듯 심리적 안정감이 찾아온다.

물론,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공포가 있긴 하다. 그렇지만 인간이 절대로 바이러스의 밥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청결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위생관리가 정말 중요한 시기가 되었다. 기본에 충실하면 자연스럽게 건강은 찾아올 것이다.

지칠 만큼 지쳐버린 영혼과 육체, 그들은 다시는 견뎌내기 힘들 만큼의 시간이 공유했다. 유월 말이 되면서 날씨는 더워지고 높은 습도에 장마철이 다가온다. 마스크를 쓰고 생활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너와 나, 우리가 모두 힘든 시기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백신 접종으로 인한 마음의 안정이다. 아프고 아프더라도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이제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다. 과학의 발전에 따른 인간의 노력이 해결해 줄 수 있는 한계가 가끔 보일 때면 맥이 풀리곤 한다. <2편에 계속>

박여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