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이어>4. 나의 고백이 안겨준 행복

‘눈물’과 ‘감사’는 매 멍든 자국을 치유하는 가장 기본적인 음식이다. 켜켜이 쌓여 있는 번뇌의 고통은 눈물로 씻어 버리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누구에게나 있는 멍을 깨끗하게 정화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간이지만, 그 쓰임에 따라 만족도가 다른 것이다. 시인이 번뇌를 해결하는 방법은 /구름 안고/사계절 배웅하는 여유로움/이다. 이 여유로움은 보랏빛 향기가 되어 시인을 감싸고 구름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번뇌가 해소된다. 

겹겹이 포개 입은 번뇌 옷

벗고 나니 눈물 납니다

내 마음 멍든 자국 치유되던 날

감사기도 올렸습니다

하늘 위 흘러가는 구름 안고

사계절 배웅하는 여유로움

보랏빛 향기 되어 다가옵니다

이 모든 은혜

내 연민 감싸 안고

어느 날 홀연히 떠나버린

그대 배려 가슴 아리게 다가옵니다

낙엽 흩날리는 모습

지는 석양 아름답게 보임도

자수성가 아들

나에게 안겨준 행복입니다 (-‘나의 고백’, 위의 책, 39쪽.-전문)

‘여유로움’은 세월이 가져온 선물이다. 세상의 모든 연민을 끌어안을 수 있다면, 어느 날 홀연히 떠나버린 민들레 씨앗의 배려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 수 있다. 가슴 아리게 다가오는 그리움으로 지는 석양에 낙엽 흩날리던 모습까지도 아름답다. 그것은 자수성가한 아들이 나에게 안겨준 커다란 행복이라고 시인은 고백하고 있다.

항상 감사함으로 사는 것은 축복이다. 기쁨도 슬픔도 감사가 될 수 있다면 그 자체가 감사한 것이다. 누구에게나 상처가 된 멍든 자국들이 누구에게는 ‘아픔’으로, 누구에게는 ‘성장의 밑거름’으로 거듭날 것이다. 마음가짐이 문제다.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자료를 모아 생각을 바꾸고 진지하게 실천해 보자. 그런데도 ‘여유로움’이 자꾸만 달아난다면, 그러라고 지켜보자. 가다가 지칠 때까지 기다려주자. 그 기다림의 여유가 바로 축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끝>

박여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