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모집에 이어 전북 도내 대학들의 정시모집 경쟁률이 크게 떨어졌다. 정원 채우기가 사실상 어렵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 쏠림화로 지방대 붕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도내 주요 4년제 대학의 올해 정시모집 경쟁률은 전북대가 3.1대 1, 군산대 1.6대 1, 전주대 2.3대 1, 원광대 2.1대 1를 기록했다. 전북대를 제외하고 나머지 대학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올해 입시에서는 다른 해보다 정시 이월 인원이 많았다. 결국 정시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면 고스란히 미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대학가에서는 정시 경쟁률 3:1 이하를 미달로 간주한다.

지방대가 신입생 충원을 장담할 수 없는 가장 큰 원인은 학령인구가 줄어든 탓이다. 올해 전국 수능시험 지원자는 49만여 명으로 사상 처음 50만 명을 밑돌았다. 그러나 실제 대입 지원자 수는 42만여 명으로 예측되면서 대학 정원보다 5만 명가량 적다.

수년 전부터 경고됐던 지방대 소멸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지방대 기피 현상은 지역의 붕괴로 이어진다. 이미 텅 빈 대학가는 불황을 맞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학가가 조용해지면서 자영업자 및 임대업자들이 입는 타격은 그대로 지역사회 전체에 미친다.

대학들은 신입생을 끌어 모으기 위해 장학금 지원, 등록금 면제 등의 다양한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대학 입학 정원의 감축은 필수적이다. 이는 대학 재정과 긴밀히 연결된 데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도 지방대 위기의 한 요소다. 원격수업이 보편화되면 지방대 기피 현상은 더욱 커진다. 줄어든 외국인 유학생과 원격수업을 위한 비용도 대학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청년들이 지방을 떠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문만 열어놓으면 대학들이 학생들을 골라 받는 시대는 끝난 셈이다. 고졸자만으로 재학생들을 충원하는 시대는 끝났다. 직장인들의 인생 2모작 지원이나 평생교육 등 새로운 활로 모색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