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거대한 산’이다. 그 ‘거대한 산’의 기분에 따라 우리 가족의 명암이 갈린다. 어느 날 강아지 두 마리를 안고 들어오시면서 밝게 웃으시던 그분의 얼굴을 잊을 수 없다. 하얗고 검은 강아지를 한 마리씩 가슴에 안고 들어오시며 밝게 웃으셨다. 그 웃음이 세상에 밝게 비치기도 전에 무엇이 그리 급하셨는지 돌아올 수 없는 곳을 여행 중이다. 

어디서나 ‘아버지’, ‘아빠’라고 부르면 ‘그래, 우리 아들’ 하며 달려 나올 것 같은 우리의 아버지. 다정다감한 아버지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집이 우리 곁에 왔다. 김영석, 『아버지 나무』, 도서출판 텍스트디자인, 2020이다. 아버지 나무의 시작은 손주 찬이와의 만남을 통해 기억 저편의 아버지를 생각하게 하는 그리움과 사랑을 시로 표현하고 있다.

찬이야 아가야

꿈을 가득 먹고

소원대로 어서어서 자라거라

찬이야 손주야 

엄마 사랑 먹고

예쁘게 어서어서 자라거라

-(중략)-

해마다 봄이 오기에 

들길을 갈까

꽃길을 갈까

오솔길 꽃길 찾아갈까   -‘손주 찬이야’ 일부(김영석, 위의 책, 95쪽.) -

위의 시에서, 시인은 손주 찬이를 보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고 사랑스러워 죽을 지경이다. 그런 손자가 원대한 꿈을 안고 소원대로 어서어서 자라기를 바라는 할아버지의 사랑이 듬뿍 담겨있는 시이다. 오랜만에 놀러 온 손자가 예뻐서 어쩔 수 없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시이다.

김영석 시인은 자연의 아름다움, 산야 그리고 하나님을 믿는 신앙심으로 글을 진솔하게 시로 표현하고 있다. 시인에게 가족의 중요성은 시로, 나름의 교직 생활은 세상을 들여다보는 창작의 고통으로 함께했다. ‘시를 쓴다는 것’은 농부가 농사를 짓는다는 것, 꼭, 벼농사와 같다고 시인의 글쓰기를 비유하고 있다. <2편에 계속>

박여범 / 용북중학교 교감·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