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도내 곳곳에 안전 문제가 심각하다. 예고 없는 자연 재해는 일상을 송두리째 앗아 간다. 올 한해에도 산에서 순식간에 쏟아져 내린 흙더미 아래 주택 등이 파묻힌 사고가 잇따랐다.

안일한 대응은 피해를 키우는 인재(人災)가 된다. 쓰레기를 태우거나 담배꽁초를 버려 산불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급변하는 기상 상황에 맞춰 방재 대책도 변화해야 한다. 허술한 관리와 미비한 대책은 일상 속 안전을 위협하기 마련이다.

상당수 건물의 완강기가 낡고 오래돼 군데군데 녹이 슬어 있다. 설계 기준도와 안전 관리 규정도 허술하다. 특히 터널 사고는 대형 참사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안전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터널이 많다. 구간 단속 장비 등 강화 방안이 시급하다.

시민들의 안전 불감증은 사고 위험을 키우는 주범이다. 이른바 '민식이법'이 시행된 지 9개월이 지났다. 어린이 보호구역에 신호등과 단속 카메라는 늘었다. 그러나 시민 의식은 제자리다. 지난 3월부터 이달 12월까지 어린이 보호구역 안에서 과속과 신호위반으로 단속된 건이 전북에서만 6만 건 넘는다.

전동 킥보드 같은 개인용 이동 수단의 안전 문제도 심각하다. 규제를 완화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강화하는 등 관련법이 오락가락해 이용자들을 더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목숨을 담보로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상황도 여전하다. 거리에서 '나 홀로 노동'의 위험을 안고 있는 위험한 일터가 많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동료가 옆에 있어야 119를 부를 수 있다.

마스크 한 장으로 드러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도 있다. 한겨울 거리로 나선 노동자들의 심정은 더 차갑게 얼어붙었다. 코로나19는 모두의 일상을 멈추게 했다. 불안, 공포와 함께 노동자들을 감염 위험으로 내모는 등 우리 사회의 안전망을 뒤흔들고 있다.

한순간의 방심과 안일한 대응 그리고 안전 불감증이 우리의 일상과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다. 안타까운 사고와 재난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빈틈없이 대책을 세워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