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에 이어>따사로운 햇살 가득한 날 

하늘을 나는 늘 함께 하는 나무가 있어

네모난 보라색 엷은 집에 가던 길을

멈추고 두 팔 벌려 올려다 본 

미세먼지 뿌우연 흰 구름 어깨동무 

무대 뒤로 파란 하늘 환하게 비춰주고 

간만에 산마루 느티나무 극장은 

자작자작 마디마디 달콤하게 농익은 

포도주 한 잔되어 숨죽여 바라보며 

토닥토닥 살포시 안아 주던 그가 속삭인다

-너 지금 사랑하고 있구나

-좋겠다 정말 좋겠다 

내 나무와 오늘도 난 하늘을 난다    

        -박여범 「늘 함께하는 나무(내 나무)가 있는가」 전문-

‘늘 함께 하는 나무’(내 나무)가 있다. 그 나무는 너무나 소중한 존재이다. 그래서 늘 옆에서 지켜주고 싶다. 그렇지만 주어진 자리에서 해내야 할 일이 있어, 마음이 앞설 때도 종종 있다. ‘내 나무’와 지금도 맑은 공기와 햇살, 수분을 섭취하며 같은 곳을 바라보며 손 맞잡고 걸어가고 있다. 미래도 그럴 것이고 항상 함께 할 것이다.

베란다를 확장하여 만든 작은 우리 가족의 화원을 눈에 담아본다. 기대하지도, 준비하지도 않았는데, 불현 듯 고개를 내미는 그들이 있다. 덕분에 반가움으로, 고마움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 나는 행복하다. 많은 시간, 연약한 나와 가족을 지켜봐 준 ‘늘 함께하는 소중한 나무’(내 나무)다. 

가로수 길을 걸어보자. 나무가 많지 않아도 좋다. 집 앞 작은 골목길에 한 그루의 나무가 있더라도, 그에게 다가가 살포시 안아 주며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 주자. 집을 나서기가 싫다면, 어디에서든 좋다. 나무나 화초가 있으면 된다. 가까이 다가가서 천천히 그를 바라보자. 분명 ‘마음의 소리’가 전해질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내 나무’다. 귀를 기울여보자. 늘 함께 있어야 할 소리가 들릴 것이다.

‘너 지금 사랑하고 있구나, 그렇지, 좋겠다. 정말, 좋겠다.’

 

그가 속삭인다. 이 속삭임에 대한 모범답안은 중요하지 않다. 생각나는 대로,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마음에서 전해주는 소리를 글로 옮겨 보자. 새로운 ’늘 함께하는 나무, 내 나무‘를 만났으면 좋겠다.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다. <끝>

박여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