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이어>“니가, 그렇게 잘났냐? 잉, 니가 뭔데, 그래, 국문과 다니면 한글맞춤법 천재에다가 글 잘 쓰는 다 시인이고 작가냐? 이웃집 개가 웃겄다. 아우. 아무것도 모르는 저런 것이 어디서 아르바이트한다고 온 거시여?, 누가 야들을 추천했다냐, 아그 어떡해, 1주일을 마주 앉아 있는 다냐?”

“......”

‘편지’라는 글쓰기 대회는 1년에 한 번 있는 우체국으로서는 목적을 가지고 실시하는 큰 행사에 해당한다. 그래서 이 행사를 기획하고 마무리하는 담당자 역시 글 쓰는 사람일 것이라는 사실을 유추하기는 쉽지 않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지랄을 떨고 있는 거셔? 지는 뭐 그리 잘났다고, 공무원이면 다야, 나이만 많으면 다냐고?”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왜 그리도 쪼잔했었는지? 후회막급이다. 한 번 눈을 질근 감았더라면 좋았을걸! 후회된다.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 글쓰기 심사에만 불을 켰어야 했다.

‘그래, 참았어야 해, 그게 정답이었어, 인제 와서 후회하면 뭘 해,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데…….’

나중에, 나중에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다. 그 화를 내셨던 분이 우체국에 근무하지만, 글을 쓰는 시인이며 수필가였다는 이야기에 나는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그렇게 대학교 1학년 철없던 시절의 글쓰기 심사는 마무리되었다. 캠퍼스를 누비다가 졸업을 하고 대학원을 다니고 박사과정을 마치자 대학교 강의를 시작했다. 토, 일을 이용하여 수업을 나가던 한국방송대학교 전북지역대학 일요일 출석 강의에서 일어난 일이다.<3편에 계속>

박여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