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에 이어>아무리 마스크에 기대어 멍을 때린다고 하여도,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마스크 착용에 관한 생각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문화적인 차이도 있다. 개인적인 차이도 있다. 집단의 이익을 위한 차이도 존재한다. 바로,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마스크 착용의 옳고 그름을 논하는 것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 차라리 미친 척하고 멍 때리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멍 때리는 삶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小貪大失’이다. 나 하나의 작은 불씨가 세상을 흥하게도 망하게도 할 수 있다. 무엇이 전체를 위한 것이지?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물어 행동할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내가 잘되면 다른 사람도 잘될 수 있다는 서로를 믿는 신뢰가 정말 필요한 시기이지 않을까? 

마스크 없는 세상을 존재하지 않는다. 코로나 19가 아니더라도 우리에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마스크다. 현대화가 불러온 재앙인 대기오염은 인간의 폐를 섞어가게 만들고 있다. 전염병은 아직도 많은 약에 의존하며 최소의 사망을 유지하는 데 급급하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멍을 때려가며 여유 있게 행동하는 지성이 필요하다.

멍 때리며, 나에게서 멀어질 수 있다면, 그 자체가 행복 아니겠는가?.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나에게서 멀어지는 연습부터 시작하자. 그러면 환한 햇살처럼 새로운 길이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다. 나약한 자아로 마음을 바로 세우지 못한다면 반성의 시간으로 채워보자. 

얇은 귀로 잘못된 정보를 주워 담지 말자. 남의 경험을 참고만 하고 같은 인생은 살려고 노력하지도 말자. 그 방법은 먼 산을 멍 때리고 바라보는 것이 최상이 아닐까? 가끔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무 생각 없이 멍을 때려보자.

박여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