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에 이어>시끌벅적 동창회 방울방울 

물감처럼 파랗게 하얗게 물들이면 

눈에 담가두고 하늘바라기 한 사발 

시리고 시리다 못해 세상을 담는다 (시인 박여범 ‘하늘’ 전문)

위의 시처럼, ‘하늘’이 시리게 다가와 세상을 다 담아주는 거대한 방울덩어리로 다가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순간을 놓치기 싫어 두 눈을 감고 간절함으로 자유로운 상상으로 토해낸 시가 바로 시인 박여범의 ‘하늘’이지 않을까?

시인은 ‘하늘’을 ‘방울방울 시끌벅적한 동창회’를 무대로 설정하였다. 그 ‘동창회’ 마당인 ‘하늘’이 ‘파랗게, 하얀’ 물감으로 물들이면‘, 느긋하게 눈에 담고 ’하늘‘을 바라본다. 그러면서 알 수 없는 소리를 지르거나, 웃음을 던지는 친구에게 못한 세상의 희로애락을 독자와 소통의 공감을 나누고 있다.

‘고민’이든, ‘비밀’이든, 일단 털어놓아야 한다. 그것이 지인이든, 의사이든, 목사이든, 신부이든, 친구이든, 자연의 일부이든, 그 대상은 중요하지 않다. 진정한 ’털어놓음‘이야말로 혼자 상심하고 신경질로 보내던 아쉬운 시간과 심리적 압박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최선이다. 

그런데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처럼, 주변을 돌아다보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은 ‘바다처럼’, ‘사막처럼’, ‘호수처럼’, ‘빙하처럼’, ‘하늘처럼’, 넓고 넓은 마음을 가진 존재라면 주저할 이유가 없다. 주저하면 주저할 때마다 믿음은 점점 멀어지기 마련이다.

‘하늘’은 마음만 먹으면, 올려다볼 수 있는 존재다. 또한, 누군가에게는 ‘눈이 부시다 못해 시리고 시려서 다가갈 수 없는 존재가 ’하늘‘이다. 이 ’하늘‘에다가 마음속에 있는 오해와 진실을 메모하고 표현해 보자. 한 줄이어도 두 줄이어도 세 줄 이상이어도 좋다.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그냥 생각나는 대로 써보자. 

자신감으로, 나도 할 수 있다는 다짐으로 ‘하늘’을 표현해 보자. ‘왜 이제 왔냐?’며 장난처럼 먹구름을 몰고 와 소낙비를 퍼붓더라도 그것을 몸으로 막아내자. 흔들리면서라도 꽃을 피워 보자. 시끌벅적 동창회 마당에 그리운 친구가 파랗게 하얗게 물감처럼 다가오게 하자. 그 동창회에서 나도 파랗고 하얗게 물들어 보자. 

그러면 ‘당신이 있어 가장 행복한 나’는 ‘시인처럼, 리듬을 타는 새로운 변화’의 ‘하늘을 만날 수 있지 않겠는가? 답은 이미 사랑하는 당신, 바로 그대, 당신, 가까이에 있다. 당신이 있어 가장 행복한 그 누군가를 위해서 방울방울 시끌벅적한 세상을 담는 하늘나라 동창회가 열릴 날을 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만으로도 이미 당신은 행복하지 않은가?

박여범 / 용북중학교 교감·시인·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