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에 이어>“우리 잘 온 거지? 쉽지 않았지만, 우린 결국 다낭에 도착했어? 이곳에 지금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지? 여행기간 많은 것을 눈에 담아가면 좋겠다.”
“그래, 우리 사진은 가장 기본적인 것들만 찍고, 눈에 담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자. 나도 공감.”
물론 어김없이 커피는 빠지지 않았다. 창밖을 바라보니, 눈부신 햇살덩어리에 바다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백사장과 야자수 그늘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고기잡이 배들이 들어오는 아침풍경은 내가 마치 영화의 주인공인 것처럼 다가왔다.

우기에도 비는 보이지 않고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에
보석처럼 빛나는 백사장 야자수 그늘 아래서
너도나도 셀카봉을 부여잡고
기념사진 찰칵찰칵 흔적남기기에 바쁘다

달리고 달리는 파란 눈 할아버지 할머니
미소에 부웅부웅 오토바이 행렬에
수십척 고기잡이 어선들 너울너울 헤엄치더니
어느새, 시람 보다 많은 물고기 시장이 열렸네

모두모두 FISH FOOD 외쳐대니
가이드 오른손 동그라미 만들며 어설픈
한 바구니 웃음에 스몰하트 뿅뿅으로 답례하고
서둘러 다음 목적지를 향해 버스에 오른다(시인 박여범 ‘버스에 오른다’)

어느 지역을 여행하느냐? 그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누구와 함께 여행하는 것이다. 무작정 떠난 다낭 여행처럼, 가끔은 소중한 사람과 떠나보자. 일상의 모든 것을 제쳐두고 말이다. 해외가 아니어도 좋다. 주저하지 말자.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할 것이다. 답답한 삶의 ‘터닝 포인트’가 되기에 충분하다. 돈과 시간의 노예가 되어 행동하지 못하는 지성은 이미 죽은 것이다.
이른 아침, 가까운 산이나 들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춥다고 움츠리지 말고, 스마트폰만 부여잡고 있지 말자. 나서자, 떠나자! 당신 곁에 있는 것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보자. 무엇이 당신을 주저하게 하는가? 서둘러 다음 목적지를 향해 버스에 오르자.

박여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