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감기 걸리면 열도 나고 콧물도 나오고 기침도 심하게 합니다. 하지만 30대가 넘어가면서부터는 감기의 양상이 좀 틀려지는데요. 이 때 부턴 감기가 걸리면 열은 조금 나고 코만 막히거나 기침만 하거나 목이 아프면서 기침하거나 하는 등 증상이 개별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나는 감기가 오면 코부터 와”, 혹은 “나는 목으로만 와” 하십니다.
이것은 나이가 들면서 면역력이 약해져서 그렇습니다. 한방에서 보자면 양기가 부족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렇게 양기가 부족하게 되면 감기가 왔을 때 전신발열이나 오한 등의 증상은 심하지 않고 평소에 약한 부분에 문제를 일으킵니다. 또 이게 오래 가죠. 여기서 알수 있는 것은 소위 ‘체질’이라고 하는 선천적인 장부의 불균형인데요. 어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폐가 약하고, 어떤 사람은 신장이 약하고 어떤 사람은 비장이 약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사상체질이라는 이론이 생겨나고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감기가 목으로 오는 사람은 평소에도 신장이 약한 분들이고 코로 오는 사람은 폐나 위가 약한 분들입니다. 나이가 들어도 감기가 한번 오면 쎄게 온다는 분들은 양기가 강한 분들이겠죠. 약한 장기에 문제가 발생하므로 증상도 오래가고 잘 낫지 않습니다. 어떤 분들은 몇 년씩 기침을 하신다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렇게 되면 이 문제가 다른 증상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기침을 치료해도 계속 낫지 않고 시간이 흘러 숨소리가 거칠어져서 병원을 찾으면 만성 기관지염을 진단받거나 심한 경우는 천식을 진단받기도 합니다.
그래서 치료는 초기에 잘 해야 되는 것입니다. 처음 감기가 왔을 때, 코로만 오거나 목으로만 온다면 분명 체력이 떨어져 있거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일 것입니다. 무조건 푹 쉬어야 합니다. 푹 쉬면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래도 낫지 않는다면 이는 적극적으로 장부의 불균형을 바로 잡아 줘야 합니다. 코감기가 잘 안 나으면 폐나 위를 보하면서 감기를 치료해야 하구요. 목감기가 잘 안 나으면 신장이나 간을 보하면서 감기를 치료해야 합니다. 여기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심장이나 담(쓸개), 비장, 위장 등을 다스리면서 감기를 치료해야 합니다.
감기는 앞서도 언급했듯이 건강한 상태에서는 잘 오지 않습니다. 분명히 과로를 했거나 신경을 많이 쓴 상황에서 오기 마련입니다. 문제는 욕심에 있는 것입니다. 일을 할 때도 항상 내 몸을 돌아보고 내가 지금 힘든 가 괜찮은가, 마음이 편한가, 불편한가를 살펴야 합니다. 요즘 현대인들은 ‘남들도 그 정도는 하기 때문에 내가 지금 힘든 것은 괜찮아’ 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체력이 다릅니다. 체질도 다르고 성격도 다릅니다. 어떤 사람에게 이 일은 편하게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다른 사람에겐 매우 힘든 일 일수 있습니다. 스스로의 몸상태와 마음상태를 인정하고 편안하게 일을 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큰 병이 생기지 않습니다. 너무 어려운 얘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