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회 전북연극제가 11일 개막을 시작으로 15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과 군산 사람세상 소극장에서 연극의 향연을 펼친다.

이번 연극제엔 4개 극단이 참가해 경연을 벌인다. 전라북도지사상인 최우수작품상을 받는 작품은 6월 대전에서 열리는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전북 대표로 출전하게 된다. 

극단 까치동은 조선 후기 3대 명필인 창암 이삼만 선생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흐르는 물과 같이’(작·연출 정경선)로 관객들과 만난다.

극은 그 시절 전업 예술가로 치열하게 살았던 이삼만 선생이 그 곁에서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이며 오로지 예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도왔던 그의 부인, 그리고 예도의 동반자였던 판소리명창 심녀와의 교류를 통해 진정한 예인으로 거듭나는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한다. /오후 7시30분 전당 명인홀.

13일에는 극단 작은소리와 동작이 ‘할머니의 레시피’(원작 이미애/각색·연출 한유경)를 선보인다. 

작품은 보통의 인자하고 자상한 이미지와 달리 남다른 표현으로 애정을 전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담아낸다. 구박하는 것 같지만 여기에는 잘 되라는 의미가, 또 많이 먹어라 하는 말에는 건강해야 한다는 바람이, 아이쿠! 조심 좀 하지 하는 말에는 많이 아프지? 괜찮다 괜찮다..라는 할머니의 뜻이 숨겨져 있음을 우회적으로 그려낸다. /오후 7시30분 전당 명인홀.

극단 둥지는 우리네 어머니의 인생을 조선간장에 빗댄 ‘기억을 담그다’(작·연출 문광수)를 15일 무대에 올린다. 

극은 억척스레 살아온 애달픈 어머니의 삶은 어느덧 장물처럼 검게 곪 삭고, 온 가족에 대한 오롯한 사랑의 마음은 알끈한 장맛으로 녹아져 내렸다는 걸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씨간장을 둘러싸고 한바탕 벌어지는 소란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곱씹는다./오후 7시30분 전당 명인홀.

극단 사람세상은 ‘이웃집 쌀통’(작 김란이·연출 최 균)을 13~14일 양일간 펼쳐 보인다.

작품은 이웃사촌으로 살고 있던 네 명의 여인들이 어느 날, 쌀통 하나를 두고 서로 의심하게 되면서 싹트는 갈등을 그려내고 있다. 이는 서로 좋을 때는 이웃사촌도 의좋은 형제가 되지만, 서로의 이익과 갈등이 생길 때는 원수만도 못한 사이가 되는 현대사회의 인간관계를 보여준다./금 오후 7시30분, 토 오후 4시와 7시30분 군산 사람세상 소극장.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