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전주박물관은 전라도 정도 1000년을 기념해 특별전 ‘전북에서 만나는 가야 이야기’를 24일부터 연다.

이번 전시는 198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발굴·조사된 전북지역 가야 유적을 총망라한다.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중앙부에 위치한 전북지역 가야는 선사시대부터 줄곧 교통의 중심지이자 전략상 요충지로 자리했다. 가야계 소국들의 경우 백제의 중앙과 교류·교역하는데 있어 이곳의 간선교통로를 통해야 했다. 

특히 전북 동부(남원·무주·순창·완주·임실·장수·진안)지역을 무대로 치열하게 전개된 백제와 가야, 신라의 역학관계는 대체로 간선교통로의 관할 및 철산지의 장악과 관련이 깊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이곳에는 백제와 가야 신라의 유적과 유물이 공존한다. 

이 같은 흔적은 1982년 남원 월산리 고분군을 시작으로, 최근의 장수 동촌리 고분군까지 수많은 유적이 발굴·조사되면서 이 지역 가야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전북에서 만나는 가야 이야기’는 박물관이 전북지역 가야사 복원을 위한 기초 작업의 일환으로 선보이는 전시. 지난 1500년 동안 미지의 세계로 남겨져 있던 전북지역 가야의 역사를 조명한다. 

전시는 총 5부로 구성해 보여준다. 1부 ‘전북의 가야, 모습을 드러내다’에서는 전북지역에 가야 문화가 드러나는 계기와 그 위상을 살펴보고, 전북 동부지역의 인문·지리적 환경을 보여준다.

‘전북의 가야와 그 이웃들’에서는 5~6세기 한반도 남부지역의 정세를 소개한다. 전북의 가야가 대가야·백제·신라와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성장 및 발전할 수 있었는지 엿볼 수 있다. 

‘세력을 형성하다’는 가야 문화를 기반으로 세력을 형성하고, 수백여 개의 무덤을 만들었던 전북 동부지역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남원뿐만 아니라 진안, 임실, 장수 곳곳에서 확인되는 무덤의 출토품을 보여주고 있다. 

‘산과 강을 아우르다’는 백두대간을 넘나들며 때로는 이웃 나라들과 경쟁하고, 때로는 협력하면서 독립적 존재로서 자신들만의 위상을 드높이고자 하였던 전북지역 옛 가야인의 모습을 담고 있다. 기존 영남지역 가야 유적에서는 출토되지 않던 중국 청자와 금동신발 등에서 영남지역 가야 세력과의 차별성을 볼 수 있다.

마지막 5부 ‘흔적을 남기다’에선 6세기 이후 전북의 가야가 백제와 신라에 의해 흡수되는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이 지역 가야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최근 활발한 지표조사 결과로 약 70여 개소의 봉수 유적과 약 150여 개소의 제철 유적이 확인됨에 따라 가야와의 연관성이 주목되고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최근 가야사 복원이라는 국책사업이 대두되면서 가야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북지역 가야 유적을 종합하는 첫 전시라는 점에서 관심이 기대된다”며 “다채로운 ‘가야 이야기’를 통해 전북의 가야 역사와 문화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오는 8월 26일까지.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