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인 '드레스덴 선언' 발표 1주년(오는 28일)을 앞두고 통일부는 그동안 대북 관계에서 인도적 분야를 중심으로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둬왔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25일 보도자료에서 "정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따라 드레스덴 구상을 내실 있게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에서 인도적 문제 해결, 민생 인프라 구축, 민족동질성 회복 등 각 분야에서 실질적인 사업을 추진했다"며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긴 시야에서 남북관계 상황을 봐가며 실천가능한 사업부터 차근차근 이행을 추진해왔다"고 자평했다.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포함한 인도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남북고위급 접촉과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차원의 대화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산가족 상봉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영상편지를 1202편 제작했다. 유전자 검사를 1211건 실시해 유전정보자료도 구축했다.

정부는 WFP(유엔세계식량계획), WHO(세계보건기구) 등 국제기구를 통해 모자패키지 사업을 지원하고 국내 민간단체를 통한 영유아 취약계층 대상 보건의료분야 기금 공모사업 등도 실시했다고 소개했다.

WFP 영양식 지원사업은 7년 만에 재개돼 북한 내 87개군 유아원·탁아소·소아과병원에 지원이 이뤄졌다. WHO 영유아 건강증진 사업도 지속돼 북한 내 436개 의료시설이 개선되고 의약품이 지원됐다.

정부는 북한 내 복합농촌단지 조성을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민간단체 공모사업 방식으로 농·축산 분야 협력사업을 지원키로 했고 7개 단체에 총 2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유라시아 구상의 일환으로 나진-하산 물류협력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나진-포항 간 석탄(러시아산) 시범운송이 지난해 11월24일에서 28일까지 실시됐고 2차 석탄 시범운송도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2차 석탄 시범운송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UNFPA(유엔인구기금)의 '북한 사회인구학적 가구조사' 사업에 130만 달러를 지원키로 결정했다. 이는 북한 내 민생인프라 구축 추진에 대비해 북한 내 생활·보건 등 사회인구학적 자료를 수집·분석하는 사업이다.

2009년 중단된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회의도 재개됐다. 지난해 7월29일부터 8월6일까지 중국 선양에서, 같은해 10월30일부터 11월8일까지 북한 평양에서 회의가 열렸다. 이를 통해 작업은 69.2%까지 진척됐다.

2011년 중단된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조사도 재개됐다. 지난해 7월22일부터 8월16일까지 개성 현지에서 조사가 진행됐다. 평양 고구려고분군 발굴과 기록유산 남북공동전시 등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주요 국제체육경기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하고 있는 것도 성과로 평가된다. 지난해 9월 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 선수단 273명이 참가했고 북한 고위급인사들이 폐회식에 참석했다.

특히 10월에 열릴 인천 장애인 아시안 게임에는 북한 장애인 선수단이, 11월 경기도 연천에서 열린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도 북한 선수들이 각각 참가했다.

이 밖에 불교계 합동법회, 기독교계 공동기도회 등 남북 협의와 방북행사도 진행되고 있다. 2013년 53명(3건)이 종교 행사를 위해 방북했지만 지난해에는 186명(12건)이 북한 땅을 밟았다.

분단의 상징인 DMZ(비무장지대)를 생명과 평화의 통로로 만들기 위한 DMZ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사업도 시도되고 있다.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분야별 연구용역이 추진되고 있고 공원 입지선정을 위한 동부·중부·서부권 후보지 현지조사도 실시되고 있다. 정부는 남북대화 재개 시 북한당국에 공원 조성 구상을 설명할 계획이다.

이 외에 교통·통신 등 북한의 주요 사회간접자본 건설 투자방안을 담은 '비전코리아 프로젝트' 계획도 수립되고 있다. 남북교류협력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이처럼 각종 사업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밝히고 있지만 남북관계 경색 탓에 각 사업마다 적잖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북한정권이 드레스덴 선언을 사실상의 '흡수통일 구상'으로 보고 있는 탓에 일각에선 드레스덴 선언이 인도적 지원 등 일부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이 때문에 드레스덴 구상의 실현을 위해선 남북관계 경색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전향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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