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된 구 만경교 안전을 위해 철거해야하나, 아니면 보전해야될까’

 김제시 백구면 삼정리와 익산시 목천동을 잇는 구 만경교(일명 목천포 다리)가 존치와 철거의 기로에 서 있다.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철거를 결정했지만 최근 존치를 요구하는 주장이 제기돼 재검토키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 1928년 준공된 목천포 다리는 폭 4m, 길이 550m로 지난 1988년 철거대상으로 분류됐으나, 벚꽃축제 및 마을주민 이용에 따라 철거가 보류됐다.

 이후 이 다리는 시설물 안전기준 검사결과 안전진단 E등급(붕괴위험)의 평가를 받아 1996년부터 만경교 이용이 전면 금지됐다. 이에 익산국토관리청은 지난해에 다리를 철거키로 결정, 현재 철거가 진행중(현재 철거 공정률 40% 정도)에 있다.

 그러나 최근 이 목천포 다리가 일제수탈의 현장 생생하게 보여주고 6·25전쟁 당시 우리 해병대가 처음으로 작전을 실시했던 중요한 곳이라는 이유로 철거보다는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며 자전거 등의 통행이 가능한 문화가 어우러지는 다리로 보완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철거공사가 멈춰섰다.

 이 때문에 안전과 주변미관을 위해 이 다리를 철거해야 할지 아니면 존치해야할지 지역내에서도 찬반이 엇갈려 팽팽히 대립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건설업계와 안전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다리의 철근부식상태 등을 볼 때 자연붕괴가 우려되고 있어 안전상 철거해야한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현재 목천포 다리는 콘크리트 중성화로 인한 내부 철근 부식등의 영향으로 Pop Out현상(팝콘모양으로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가는 현상)과 Spalling 현상(덩어리째 떨어져 나가는 현상) 등이 많은 부분의 교각과 슬래브에서 나타난 것을 볼 때 향후 몇 년내 외적인 환경에 영향이 없이도 자연 붕괴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언젠지 모를 자연 붕괴로 인해 혹시 모를 인명피해와 교량 붕괴로 인한 만경강 유수소통 지장으로 2차 피해까지 우려된다고 조언했다.

 실데 현장을 확인한 결과 철거 과정상의 작업으로 보이는 지름 20㎝정도의 커다란 구멍들이 100여개 뚤려져 있었다.

 또한 육안으로도 확연히 식별가능할 정도로 철근의 부식 상태가 심해 보였으며, 일부분에서는 다리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간 자국들이 선명했다.

 인근 한스빌 아파트 주민 A씨는 "어차피 사용도 못하고 미관상 보기에도 않좋은 다리를 굳이 존치시키느니 차라리 철거 후 새 다리를 가설해 벚꽃 축제도 다시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중앙 모 언론에서 보도한 일제 침탈기 당시 이용됐던 다리는 '새창이' 다리로 이 다리는 현재 문화재로 등재돼 보존되고 있다"며"혹시 세간에 알려진 철거 대상 다리가 목천포 다리가 아닌 세창이 다리로 잘못 알고 존치시키자고 하는 것은 아닌 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익산국토관리청은 지난 4일 익산국토청 회의실에서 전북도, 익산시, 김제시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실시했다. 이날 회의에서 익산청은 목천포 다리 보존에 대한 자치단체들의 공식적인 입장을 요구했으며, 전북도 및 자치단체에서 문화·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 있을 시 해당 기관에서 시설물을 인계·인수토록 할 계획이다.

 익산청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 전북도와 익산시, 김제시 등 기관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고 있어 전북도 차원에서 자치단체와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통해 종합된 의견을 마련해서 회신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답신이 오는대로 최대한 빠른시일 안에 철거나 존치냐를 결정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