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맞는 갑오년이다. 동학 2주갑을 맞이했지만 동학정신은 온데간데없고, 올해도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은 해묵은 갈등속에 이루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사다난했던 2014 갑오년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올 한해 전북의 민낯은 어떠했는가? 반추해보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정치·경제가 불안해지면서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치는 지난 6.4지방선거에서 무소속 돌풍으로 새정치민주연합 일당독주의 구도가 무너지면서 도내 14개시·군에서 무소속에게 7군데를 내주는 아픔을 맛보았다. 당연히 정치가 안정될리 만무하다. 오즉하면 여당도 야당도 아닌 무소속후보에게 권리를 행사 했겠는가 정치인들이 크게 반성해야할 대목이다. 경제는 또 어떤가? 새해벽두, 한국GM군산공장의 유럽수출포기 선언으로 200여 협력사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큰 충격에 빠졌다. 전북 수출은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이 대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조선소의 실적부진으로 근로자들은 길거리로 내몰렸고 소비위축에 따른 상가폐업도 속출했다. 전북경제의 단면이다. 전북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수출 품목(자동차/자동차부품)에서 벗어나 품목의 다변화를 꾀해야 하는 과제를 앉고 있다. 게다가 소상공인과 제조업, 건설, 유통 등 전반적인 분야의 불황으로 가뜩이나 힘든 한 해를 보냈다.하지만 전북은행의 지주회사인 JB금융지주가 광주은행을 인수한 사건은 전북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그렇다면 사회는 안정됐는가? 만성고질병으로 작용했던 전주권 버스파업이 또다시 불거져 노사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2개월가량 지속됐다. 노·사는 물론이고 시민들도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다행히 하반기에 극적 타결을 봤다. 어떻게든 노사분쟁을 막아야한다는 ‘버스대타협위원회’도 발족해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농도 전북은 정부가 내년도 쌀 시장을 전면 개방키로 하자 성난 농심은 강하게 반발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에 이어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중국, 베트남 등과도 자유무역협정이 속속 타결되면서 농도 전북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내몰렸다.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시급히 풀어야할 과제이다.
또 교육은 어떤가? 영유아 무상보육 누리과정(3~5세)예산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면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도교육청 소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예산을 편성치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예결위 종료 마지막 날 3개월분 예산을 편성해 보육대란을 막았지만 말 그대로 임시방편이다. 당초 중앙정부가 약속한 그 약속을 지켜야 하는 이유이다.
특히 지방경제의 큰 몫을 담당하고 있는 서남대가 큰 위기에 처했으나 법원의 회생결정으로 위기에서 탈출해 정상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예수병원에서 인수한다는 설이 회자되고 있어 천만다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같이 전북의 정치와 경제, 사회의 민낯은 온통 상처투성이다. 하지만 밝고 긍정적인 면이 훨씬 많다는 것이 대세다. 지난 7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정상회담을 갖고 새만금을 한·중경협특구로 공동 조성하자는데 합의해 큰 희망을 안겨줬다. 올 하반기에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착공 등 국책사업이 하나하나 풀리면서 큰 기대감을 선사하기도 했다. 또 전주 무형무산원과 무주 태권도원 준공, 전주 탄소밸리 일원 국가산단 지정 개발사업안 확정 등도 한 몫을 했다. 여기에 전북현대축구단이 3년만에 K리그 우승컵을 탈환하면서 도민들에게 기쁨을 안겨줬다./박상래기자